[한국건축문화대상/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인간 중심 실용적 건축물 설계

김정식 목천 문화재단 이사장


"건축이란 사람을 담는 그릇입니다. 그릇은 편안하고 안락하고 편리해야 합니다. 화려한 기교로 포장된 건축물이 아닌 인간 중심의 실용적인 건축물을 설계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200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 문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정식 목천 김정식 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난 40여년간의 건축 인생과 건축관을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건축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인 건축주의 입장에서 실용적인 건축, 오랜 시간이 지나도 싫증이 나지 않는 건축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물은 한번 지어지면 짧게는 수십년에서 길게는 백년 가까이 존재하는 만큼 건축가의 혼과 땀을 담아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용성과 디자인을 담아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반석 위에 세운 집'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건축관이 담긴 건축물이 인천국제공항과 상암 월드컵경기장, 국립중앙박물관, 청와대 본관 등이다. 이 밖에도 그의 손을 거쳐간 국내 건축물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는 이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대표 작품으로 인천국제공항과 무학교회를 꼽았다. 김 이사장은 "인천국제공항은 사업진행기간 10년동안 대통령만 3명, 주 무부처장관 6명이 바뀐 대역사"라며 "사업진행 과정에서 정부를 설득해 당초 계획의 2배인 15만평 규모로 공항을 완성시킨게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무학교회는 본인의 평소 건축관과 소신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국내 대표적인 건축설계사 사무실인 ㈜정림건축의 창업자다. 4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다가 지난 2006 년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명예회장에 올랐다. 이후 목천 김정식 문화재단의 전신인 정림문화재단을 설립해 국내 건축문화발전과 친환경 건축 연구개발은 물론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재단 설립배경에 대해 "나는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며"(사회 등으로부터) 받은 것을 혼자 다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남은 여생 동안 사회에 환원하고 건축계 발전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건축가들이 지향해야 할 목표로 '환경'을 지목했다. 재단에서는 그의 이 같은 뜻을 반영해 건축가들과 시민들에게 친환경에 필요한 인식을 부각 시키고자 '친환경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아카데미에서는 매년 다양한 교육과정, 국제콘퍼런스, 강연회 등을 열고 있다. 재단이 벌이는 사업 중에는 사회봉사 활동도 빼 놓을 수 없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인 '해비타트' 사업을 벌이고 결손가정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건축업계 원로로서 젊은 건축가들과 후학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한국 건축업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젊은 건축가들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며 "특히 향후 건축 문화의 조류인 친환경 건축물을 설계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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