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의 외국계 대주주 지분율이 2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외국계 투자펀드가 대주주인 한미ㆍ제일ㆍ외환은행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경우 외국계 자본의 국내은행 지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하나ㆍ신한ㆍ조흥ㆍ외환ㆍ제일ㆍ한미 등 8대 시중은행의 외국계 대주주 지분율(소액 투자자 지분 제외) 은 10월말 현재 21.7%를 차지했다. 전체 8대 시중은행의 납입자본금 총액 15조1,900억원 가운데 외국계 대주주의 투자액(자본참여)이 3조3,1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외국계 대주주 지분율 12.5%보다 9% 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은행별로 외환은행이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의 1조4,000억원 투자(지분율 51%)로 코메르츠은행 지분 14.75%를 포함해 외국계 대주주 자본 참여율이 지난해 말의 32.6%에서 10월말에는 65.75%로 크게 올랐다. 한미은행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삼성 지분(9.67%) 인수로 지난해말 칼라일 컨소시엄 지분(36.6%)만으로 구성돼 있던 외국계 지분율이 46%를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자사주 2.5%를 유럽계 펀드에 매각하면서 작년 말 12.53%에서 10월말 현재 15%를 웃돌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골드만삭스가 일부 지분을 처분하면서 작년 말 9%에서 10월말 현재 4.93%로 내려갔고 제일은행은 외국계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의 지분이 예금보험공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전환에 따라 50.9%에서 48.5%로 하락했다. 조흥ㆍ신한ㆍ우리은행은 외국계 대주주의 지분 투자가 없다.
금융계 관계자는 “선진 금융기법 전수 등의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국가 경제의 중심축인 시중은행들이 수익만 중시하는 외국자본에 계속 넘어갈 경우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