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9일 개인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시 실형을 선고토록 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 당론으로 발의키로 했다.
이은영 제1정조위원장이 대표발의할 예정인 이 법안은 국가기관과 민간기업 등 각종 기관이 원칙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할 수없도록 하고, 해당인의 동의를 받아 개인정보를 수집했을 경우에도 사용목적 외에는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은 유전정보, 병력, 이혼 여부 등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를 ‘민감정보’로 분류하고, 민감정보를 수집ㆍ취급하는 기관에 대해 엄격한 유출방지 의무를 부과했다. 국가기관이나 기업이 직원을 선발할 경우 응시자의 동의를 거쳐 신체검사를 실시할 수 있지만, 민감정보로 분류되는 신체검사 결과를 직원 선발 목적 외에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유출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에 문제가 된 ‘연예인 X파일’의 경우처럼 민간기업이 널리 알려진 일반적인 사실 외에 개인의 사생활 등을 수집해 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대상”이라며 “다만 국가기관이 안보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 취급하는 행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자를 본인의 동의없이 수집할 수 없도록하는 규정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회원등록을 할 때 주민등록번호 외에 신용카드 번호 등 다른 식별자를 사용해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면 개인의 신상정보가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다”며 “학교성적 관리는 학번으로 하고, 군경력은 군번으로 정리하는 것처럼 민간업체들도 주민등록번호 대신 고유식별번호로 회원을 관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법안은 국무총리 산하에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이 각각 3인씩 위원을 추천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신설해 개인정보 보호제도 개선과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구제 등 관련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이 위원장은 “법안이 올해 안에 처리될 경우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