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장ㆍ기관장 등 5명 건강검진 후 귀국 로이터통신 "유조선ㆍ몸값 950만달러" 역대 최고
입력 2010.11.07 10:31:48수정
2010.11.07 10:31:48
지난 4월4일 인도양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32만톤급 원유운반선 삼호드림호와 선원 24명(한국인 5명, 필리핀인 19명)이 6일 피랍 217만에 석방됐다.
외교통상부는 "6일 오후 11시30분 삼호드림호 선원 전원이 무사히 석방됐다"며 "현재 청해부대 왕건함의 호송하에 제3국 안전지대로 이동중"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한국인 선원 5명은 안전지대로 이동, 건강검진을 받은 뒤 항공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삼호해운과 해적측은 이날 오후 협상을 최종 타결지었으며, 로이터통신은 소말리아 해적들이 삼호드림호를 풀어주는 대가로 950만 달러(약 105억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지불된 몸값 중 역대 최고액이어서 향후 우리나라와 외국의 피랍 선박들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지금까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지급된 최고 몸값은 지난해 11월 납치됐던 그리스의 초대형 유조선 마란 센타우루스호로 올 1월 풀려나면서 550만∼70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호드림호는 지난 4월4일 1억7,000만달러(약 1,880억원) 상당의 원유를 싣고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가던 중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삼호드림호가 피랍된 기간은 217일로 2006년 4월 원양어선 동원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첫 피랍된 이후 한국인이 탑승한 피랍사건 7건(선박 8척) 가운데 가장 길었다.
기관장 정현권씨의 딸 지은씨는 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오후 2시께 선사 사장으로부터 '협상이 잘됐다. 헬기를 통해 돈(석방 대가)이 다 전달됐다'라는 전화를 받고 석방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너무 좋고, 아버지를 포함한 모든 선원이 무사히 빨리 돌아오기만 고대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삼호드림호는 그간 소말리아 중북부 항구도시 호비요 연안에 억류돼 있었다. 피랍 당시 아덴만 해상에서 초계활동을 벌이던 구축함 충무공 이순신함이 부근까지 접근했지만 선원들의 안전을 우려, 구출작전을 포기했었다.
한편 해적 내부 소식에 밝은 동아프리카 항해자 지원프로그램(EASAP)의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라에 따르면 해적들은 삼호드림호와 선원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당초 2,000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은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삼호드림호를 폭파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선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면서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 시도했다. 선장 김성규씨는 지난 9월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하루하루 언제 살해될지 모른다는 엄청난 공포감 속에 인간 이하의 참혹한 삶을 살고 있다. 밥도 주지 않고 잠도 안재운채 이틀동안 폭행당하기도 했다 "며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