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 살해 이후 탈출 할것" 전면 부인 "인질구출 작전 개시" 외신들 한밤 오보 해프닝
입력 2007.08.02 01:24:56수정
2007.08.02 01:24:56
탈레반 무장단체가 9번째 협상 시한(1일 오후 4시30분)이 지난 뒤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추가협상 의사를 밝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간 대립국면에 돌파구가 열렸다.
탈레반은 또 협상시한 직후 한국인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외신보도들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협상에 나서기로 해 교착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탈레반은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 구출작전을 시작할 경우 “그 작전은 100% 실패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인질들을 살해하고 탈출할 것”이라고 경고해 아직 인질들의 신변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사태 중대 국면… 탈레반 협상 의지 밝혀 = 인질 협상 최종 시한을 넘긴 이날 오후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탈레반이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이날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재소자의 석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또한 정부 당국자도 “현 단계에서 말해줄 내용이 없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며 “외신 보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잘 알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명의 인질을 살해한 상황에서 추가로 인질을 처형할 경우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군사작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온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아프간 정부가 군사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탈레반이 이번 협상을 신속히 끝내기 위해 추가 인질 살해를 저지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실제 아프간 정부는 이날 현지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을 예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아프간 군은 헬기를 동원해 한국인들이 납치,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 일원에서 “국방부는 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한다. 주민 여러분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뿌렸다. 그러나 군사작전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 협상단이 탈레반 측과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극적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우리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으나, 사안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만큼 직접 접촉을 통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탈레반이 비교적 부드러운 입장으로 선회한 것도 한국 정부가 직접 협상에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인질 구출작전 개시” 외신 오보 해프닝 = 최종 협상 시한이 4시간 가량 지난 이날 오후8시30분(한국시각) 로이터 통신이 기사1건을 긴급 타전했다. 로이터는 이날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개시됐다”고 보도했다.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구의 코우자 세디키 행정책임자는 “작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통신이 전한 것. 이후 독일의 dpa통신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 등이 잇달아 군사작전 임박 기사를 내보냈지만 인질 구출은 확실하지 않다고 상반된 뉴스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최초 보도가 나온 지 2시간 만에 “정확치 않는 뉴스”라며 정정보도를 게재했다. 아프간 정부군의 인질구출 작전을 놓고 벌어진 한밤의 소동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와의 인질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해 앞으로 인질구출 작업이 전격 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정부의 대응책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