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16%에 대한 콜옵션 행사에 들어갔다.
지난주 대법원 무죄 판결로 자신감을 얻은 한화그룹은 재차 콜옵션 행사 의지를 밝혔지만 예보는 이에 응하지 않고 국제중재에서 판가름 내겠다는 입장이어서 예보 보유 대한생명 주식을 놓고 양측간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19일 ㈜한화 등 7개 계열사가 이사회를 열고 예보가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16%에 대한 계약상 권리인 콜옵션을 즉시 행사하기로 의결하고 관련 공문을 예보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계열사 이사회는 “대법원에서 입찰ㆍ업무 방해죄에 대해 무죄를 확정해 지금까지의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모든 논란이 종결됐다”며 “더 이상 예보가 대한생명의 지분 16%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막을 명분이 없으므로 예보는 즉시 콜옵션 행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그룹 7개 계열사는 예보와 체결한 대한생명 인수 계약상 예보 보유의 대한생명 지분 16%를 주당 2,275원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오는 2007년 12월까지 행사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또 “결과가 뻔한 국제중재를 계속 주장하면서 콜옵션 행사에 불응할 경우 중재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은 물론 주식 가치 급락, 대외신인도 하락, 임직원의 사기저하 등 유무형의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과 계약 불이행에 따른 모든 법적 책임을 예보가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보 측에 경고했다.
이에 대해 예보는 콜옵션 행사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국제중재가 끝날 때까지 한화그룹의 콜옵션 행사에 일절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보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화그룹 콜옵션 행사는 대한생명 매매계약의 효력과 직접적인 관련인 있는 만큼 중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콜옵션 행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예보는 지난 9일 한화가 호주계 맥쿼리생명과 2002년 12월 대한생명 지분 51%를 인수한 것은 인수 자격 요건에 어긋나 무효라며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