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장용지 시장 썰렁

경기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도권지역 공장용 토지의 거래가 뚝 끊겼다. 13일 수도권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파주ㆍ안산ㆍ의왕ㆍ시흥 등 주요 공장용지 거래지역이 경기회복 지연과 건축규제 등으로 공장수요가 크게 줄면서 거래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수도권 계획관리지역(준농림지)에 1만㎡(3,025평)미만 부지의 공장 신ㆍ증설을 허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한 시장반응은 미미하기만 하다. 공장건립 허가를 받은 토지들을 중심으로 연초 20~30%이상 이미 급등한데다 용도변경을 노리는 투자목적의 공장ㆍ물류 수요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으로 최고 입지로 꼽히는 파주 일대의 경우 50만평 규모의 LG-필립스LCD공장건립 계획발표 이후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계획관리지역 토지가격이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해말 평당 30만~40만원에 불과하던 파주시 월롱면 도로변 땅은 100만~200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실제 공장부지를 찾는 수요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공장경기가 없는데다 시가 신도시주변 난개발을 막기위해 2005년 하반기까지 공장은 물론 주택건립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주시 교하읍 일대 이미 건축허가를 받은 땅은 반사이익으로 호가만 평당 180만~200만원까지 뛰어 올랐다. 시화ㆍ반월공단을 끼고 있으며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안산지역도 수요가 끊겨 공장규제완화 기대에도 시장변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땅값은 이미 많이 올라 도로변의 경우 연초 2~3배가 뛴 평당 70만~8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신길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영동ㆍ서해안 고속도로 등 물류ㆍ교통여건이 뛰어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나와 있는 토지도, 살 기업들도 없다”며“최근 서울등에서 가끔 2,000~3,000평 규모의 부지를 찾는 문의가 오지만 썰렁한 시장분위기에 금새 포기하고 만다”고 말했다. 의왕, 시흥 등의 물류,공장지역도 호가만 크게 올랐을 뿐 거래는 극히 뜸하다. 공장이 아니더라도 땅을 산 후에 하치장ㆍ창고 등 물류기지로 활용해왔던 기업수요 마저도 사라졌다. 파주 월롱면 새벽공인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우선돼야 공장용 땅의 실수요도 살아날 것”이라며 “특히 각 지자체가 공장에 이어 일반 주택건축에 대한 규제까지 조기에 풀 것이란 예측도 나오지만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 공장부지 거래 부진과 함께 전국 산업단지를 통한 공장용지 분양도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말까지 경기포승 등 전국 산업단지 등 12여 곳에서 분양된 공장용지는 총 109만2,000평으로 지난 한해(105만2,000평)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경기포승, 화성발안, 오송생명, 오창산단 등 공장용지 인기가 높은 수도권ㆍ충청권 지역에 매각된 토지도 총 55만3,000평으로 지난 한해 72만7,000평에 크게 못 미쳤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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