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성장률 7.7% 2년째 제자리 걸음

새 성장 모멘텀 없어 올해도 둔화 예고
당초 예상보다 0.1%P 높아
경기 급속하강 우려 덜었지만
개혁 피로감·글로벌 수요부진
상하이 증시 2,000선 아래로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1%포인트 높은 7.7%를 기록했다. 급격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지난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 7%대 성장률을 기록함으로써 8% 이상의 고성장시대가 종료됐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로 인해 상하이증시는 5개월여 만에 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3년 중국의 공식 GDP가 지난해보다 7.7% 늘어난 56조8,845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발표한 성장률 목표치인 7.5%보다 0.2%포인트 높고 예비 집계치인 7.6%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중국은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 7.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측치보다 지난해 성장률이 소폭 올라간 것은 4·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4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올랐다. 3·4분기의 7.8%에는 못 미쳤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예측한 7.6%는 넘어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안정됐으며 이제는 발전과 전환이라는 중요한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회복 기반에 대한 총체적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의 성장률 발표로 중국 증시는 내년 경기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2,000선을 깨고 내려갔다. 상하이증시가 2,000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5개월20일 만에 처음이다. 빅터 슈베츠 맥쿼리 아시아 전략리서치 대표는 "중국이 GDP뿐만 아니라 1인당 소득증가율을 유지하면서 경제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이 예상치를 소폭 넘어서며 급속한 경기둔화 우려감은 일단 해소됐지만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11월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시장에서 결정되는 개혁을 밝히며 강한 경제개혁 추진을 예고한 만큼 추가적인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여전히 글로벌 수요가 만족할 수준만큼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직전월인 12월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은 9.7%를 기록했다. 수요가 예상만큼 따라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동일한 7.5%로 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개혁 피로감에 따른 성장률 하락 요인과 글로벌 수요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샤오광 중국 사회과학원 예측과학센터 부주임은 "가계소득 증가가 더디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 수준에서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는 고용안정을 위한 성장률 마지노선을 7.2%로 언급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지난해 산업생산은 9.7% 증가했으며 고정자산 투자액은 43조6,528억위안으로 명목상 전년동기 대비 19.6%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8조6,013억위안으로 명목상 19.8% 증가했다. 사회소비품 소매 판매액은 23조4,380억위안으로 명목상 2012년도에 비해 13.1% 늘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도에 비해 2.6% 올라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했으나 식품 가격 상승률은 4.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12월 말 현재 중국의 통화량((M2, 광의통화 기준) 잔액은 110조6,500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13.6% 늘어났으며 목표했던 13~14%를 유지했다. 1인당 도시주민 소득은 2만9,547 위안으로 명목상 9.7% 늘어났고 농촌주민 1인당 소득은 8,896 위안으로 12.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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