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여가고 집값은 떨어지는데 여전히 투기과열지구(?)’
부산ㆍ대구 등 지방 대도시 주택시장이 집값 하락, 미분양 적체, 신규공급 증가라는 3대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여전히 지방 대도시의 투기과열지구 해제 여부를 결론짓지 못한 채 시간만 끌고 있어 지방시장 침체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닥 모를 지방 대도시 집값 하락=올 들어 지방 대도시 집값은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부산ㆍ대구ㆍ대전ㆍ광주ㆍ울산 등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값 평균 변동률은 -0.14%. 대구가 0.88%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으며 ▦대전(-0.41%) ▦부산(-0.01%) ▦광주(0.00%) 등도 값이 떨어졌거나 제자리걸음이다. 그나마 울산이 0.73% 상승해 유일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수도권이 평균 19.16% 상승한 반면 이들 5대 광역시는 0.61% 오르는 데 그쳐 집값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 광역시의 체감 하락률은 더욱 높은 셈이다.
◇미분양은 쌓였는데 공급은 계속=이처럼 지방 대도시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미분양 사태도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아파트 7만3,162가구 중 대구(9,189가구)ㆍ부산(8,548가구)ㆍ광주(5,905가구) 등 3개 광역시 물량이 3분의1에 달했다. 여기에 지방에서 광역시 외에 유일하게 행정도시 주변 등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충남에도 7,446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는 실정이다.
실제 상황은 통계보다 더욱 열악하다. 준공된 아파트들조차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채 비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미분양 적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물량 공급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광역시 중 가장 많은 미분양이 적체된 대구만 해도 연말까지 1만1,850가구의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이지연 스피드뱅크 연구원은 “집값 하락과 미분양 적체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이 워낙 많다 보니 공급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지방 광역시는 집값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이미 지방 광역시 부동산시장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며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자꾸 미룬다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