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프로젝트수주/2조6,314억원 달해/현대 등 대기업 이어/중기 해외진출 활발/고급핵심기술 개발/기술인력확보 과제올해는 우리나라에 엔지니어링 산업이 등장한지 40년이 되는 해다. 57년 설립된 전엔지니어링사이 출발점이다. 이후 국내산업은 70∼80년대를 거치며 급격히 성장해 현재 1천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건설(51.4%)이 가장 많으며 정보통신 분야(14.7%), 응용이학(15.7%) 부문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60년대 까지 국내 산업은 미국이 독점해 왔다. 60년대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 비료공업등 대규모 화학 플랜트가 건설되면서 엔지니어링 산업이 서서히 부각되기 시작했다. 70년 1월 현 삼성엔지니어링의 전신인 코리아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74년 대림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76년 대우엔지니어링이 설립돼 엔지니어링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되었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의 지난해 사업수주액은 국내 2조4천7백50억원, 해외 1천5백64억원으로 모두 2조6천3백14억원에 달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7%에 못미친다. 다른 산업에 비해 큰 비율은 아니지만 엔지니어링 산업은 단순히 수치로 비교할만한 산업이 아니다.
과거 엔지니어링 산업은 주로 건설현장이나 공장에 적용됐다. 대형건축물 설계, 제품이나 생산량에 맞춰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일이 엔지니어링의 몫이었다. 최근들어 엔지니어링은 점점 이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의 MIT대에서는 엔지니어링을 「물리, 경제, 인간, 정치, 법, 문화적 요인의 배경하에서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과 관련된 창조적인 전문직업」이라고 정의한다. 한마디로 과학기술과 예술(창조)이 만나는 분야라는 설명이다.
이제 엔지니어링은 산업 전반에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프로세스」(과정)가 있는 모든 분야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소관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엔지니어링 사업이 수치적인 비중으로 볼때 크지 않으면서도 그 중요성이 큰 것도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엔지니어링은 산업의 「머리」인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엔지니어링은 아직 제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95년 국내 엔지니어링 수주실적 가운데 55%가 공공부문에서 발주되었다. 발주금액도 1억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영세하다. 기업의 엔지니어링에 대한 인식도 아직은 낮다.
국내 기술이 외국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은 상세설계, 기기조달 등의 중·저급 기술은 자립단계나 국제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기본설계, 타당성 조사, 시운전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핵심기술은 초기 단계이거나 해외기술을 소화·축적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기술사, 석박사급의 고급 기술인력이 부족한 것도 엔지니어링 산업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구리가 뛰어오르기 위해 움츠린 기간」이었다고 말한다. 아직 대기업 위주지만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 대림, 현대, LG 등 국내 4대 플랜트엔지니어링 업체가 해외에서 턴키방식으로 수주한 프로젝트 수주액이 지난해 1조2천6백92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3조4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처는 2005년에는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가 해외시장의 8.5%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해외영업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 등 주요 전략시장과 유대관계를 강화해 앞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김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