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골프계 최대 라이벌로 떠오른 타이거 우즈(29ㆍ미국)와 비제이 싱(40ㆍ피지)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모습들을 보여 골프 팬들을 흥미롭게 하고 있다.
뷰익 인비테이셔널 첫날 경기에서 나란히 1언더파를 친 이들은 둘 다 흑인 골퍼로 `세계 최고`라는 공통의 목표를 세웠다는 점에서는 두말 할 것 없이 같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던 싱은 요즘 부쩍 “1인자가 되고 싶다”고 속내를 밝히고 있다. 기록에 도전하는 것도 공통점. 우즈가 매 대회 신기록을 내 온 것처럼 싱도 최근 최다 연속 톱 10입상 등의 기록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생활습관이나 인생관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어에 있어 가장 큰 차이는 대회 출전 수.
우즈가 올들어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4주동안 쉬고 투어에 복귀한 반면 싱은 올들어 단 1주만 대회에 불참했으며 3월까지도 매주 필드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도 싱은 우즈보다 9개나 많은 27개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이것은 우즈가 아직 활동할 시기가 많이 남은 20대인 반면 싱은 10년 뒤에는 시니어 투어로 넘어가야 하는 나이 차이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보다는 두 선수의 성격 차이로 분석하는 전문가가 더 많다.
연습 스타일도 다르다. 우즈가 한 대회를 목표로 집중하는 데 비해 싱은 끊임없이 연습하는 스타일. `연습벌레`로 소문난 싱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때 2주 쉬는 동안 해변을 산책할 때도 골프클럽을 들고 다닐 정도로 골프에만 매달린다.
그러다 보니 싱은 특별한 취미 없이 골프로만 시간을 보내는 반면 우즈는 스키나 농구 및 축구관람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긴다. 우즈는 최근 모교인 스탠포드 대학의 농구 경기장에 여자친구와 나타나기도 했다.
이밖에 우즈가 매니저, 트레이너, 스윙 코치, 아버지 등이 함께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기업체 성격인데 비해 싱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도 다른 점. 우즈 주변에는 늘 팬들이 북적거리지만 싱은 워낙 `건드리지 말라`는 몸짓이 강해 누구도 쉽게 범접하지 못한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