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과 해양기술을 접목한 대형 융∙복합 연구를 발굴, 집중 지원해 해양연구원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지난달 한국해양연구원장으로 재선임된 강정극(60∙사진) 원장은 "3년 동안 숙제를 다 풀지 못해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면서 "국가∙사회적 현안을 해결하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사회적 기술(Social technology)'을 적극 개발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97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해양개발연구소로 출발한 해양연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1,000명의 연구원을 거느린 대형 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남극 세종과학기지와 극지연구소도 해양연 소속이다. 해양연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평가에서 2008년부터 3년 연속으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강 원장은 연임에 성공하자마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연구전략기획, 연구계약, 성과관리 및 보급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연구전략본부를 신설했다. 강 원장은 조직개편 배경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창조적이고 선도적인 연구와 기관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연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굵직굵직한 연구개발(R&D) 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심해저광물자원 개발과 바이오연료 개발이다. 해양연은 2008년 남서태평양 통가와 피지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해저열수광상(바다 수심 2,000미터 심해저의 해저온천 주변에 형성되는 광물 덩어리) 개발을 위한 탐사권을 확보, 쇄빙연구소 아라온호와 무인잠수정을 투입해 탐사를 하고 있다. 해저열수광상은 금∙은∙구리∙아연은 물론 희토류 금속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자원이다. 강 원장은 "우리가 확보한 독점탐사광구에는 앞으로 20년간 연 30만톤씩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약 52억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막대한 양"이라고 소개했다.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개발도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옥수수나 콩을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으나 미세조류를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얻는 기술은 각국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해양연은 조만간 미세조류를 대량 배양하고 바이오디젤을 추출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공장)를 짓는다. 해양연구원(KORDI)과 디젤(Diesel)을 합성한 '코르디젤(KORDiesel)'로 이름 붙여진 미세조류 바이오연료는 강 원장이 강조하는 국가∙사회적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사회적 기술이다. 강 원장은 해양연이 세계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연구인력 확충과 대형 연구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인력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70명 정도밖에 인력을 충원하지 못했다"면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기관 규모에 걸맞게 젊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대형 연구선 건조, 제주해양과학연구지원센터 설치, 해양시료도서관 완공 등도 연구 다양성을 확보하고 수준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강 원장은 "국가와 사회에 희망을 주고 국가∙사회적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해양연의 존재 목적"이라면서 "정보기술이나 환경기술 등 다른 분야와도 협력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해 성과를 도출하고 그 성과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