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도박단, 조직폭력배에 '혼쭐'

"알았더라면 호랑이 굴에 제발로 걸어 들어갔겠느냐"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카지노 도박장에서 `겁없이' 돈을 딴 사기 도박단이 폭력배들에게 얻어 맞고 지불각서까지 써준 `황당한'사건이 벌어졌다. 사기 도박단 나모(40)씨 등 6명은 지난달 16일 오후 11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의 한 불법 카지노에 1천400만원을 갖고 들어가 3시간만에 2천340만원을 땄다. 이들은 전날 카지노에 몰래 침입해 약품 처리한 카드 48목을 섞어 놓았고 게임당일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모자와 이어폰을 이용, 승용차에 대기 중인 공범이 카드패를 읽어 많은 돈을 딸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카지노의 운영자가 경기도 포천 지역 유명 조직폭력배 S파의 고문 최모(45)씨라는 점. 나씨 등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최씨는 S파 행동대장 이모(32)씨 등 폭력배 10여명을 동원, 나씨 등을 내실로 끌고 들어가 16시간 동안 감금하고 마구 때린 뒤 현금3천800만원과 승용차를 빼앗고 2천만원 지불각서를 쓰도록 했다. 17일 오후 6시에 풀려난 나씨 등은 "우리가 사기도박으로 처벌받더라도 경찰에신고하자. 돈도 아깝고 맞은 것도 억울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상해 진단서를끊은 뒤 다음날 광역수사대에 찾아와 신고했다. 이들은 "조폭이 운영하는 도박장인 줄 꿈에도 몰랐다. 알았더라면 호랑이 굴에제발로 걸어 들어갔겠느냐"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S파 고문 최씨와 행동대장 이씨 등 2명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방모(43)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 미검자 10명을쫓고 있다. 또 나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 허모(26)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 미검자1명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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