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기 탈출 해법은 아시아 경제 때리기?

中에 환율·시장개방 압력
도요타 비판등 연일 맹공

최악의 실업위기에 직면한 미국이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해법을 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경제에서 찾고 있다. 이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도요타 리콜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 간 통상을 갈등 양상으로 몰아가기 시작했으며 소비자들의 반 일본차 감정을 자극해 이참에 미국차들의 시장장악력을 높여가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또 5~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작심한 듯 중국의 환율정책을 직접 겨냥해 공격의 날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10%를 넘어선 고실업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의 해법을 찾지 못하는 미국이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일본을 겨냥해 실물경제 회생의 기회를 잡으려는 모습"이라며 "일본과 중국을 향한 공세가 상당 기간 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현지시간) 민주당 상원 정책위 소속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들의 환율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시장을 개방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4일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제품이 수출경쟁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환율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이 미국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돼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08년 7월 이후 달러당 6.8위안 선에 묶여 있다. 환율뿐 아니라 무역정책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더 강력하게 국제교역 규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반덤핑 및 보조금 지급 관행을 응징할 것임을 시사했다. 양국은 지난해 6월부터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를 주고받으면서 무역마찰을 빚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아시아는 미국의 가장 큰 시장"이라며 "이곳에 대한 수출을 1%포인트만 늘려도 미국의 일자리가 수십만개에서 수백만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환율 및 무역정책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5~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위안화 환율 문제를 작심한 듯 거론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도요타 때리기'도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교통부 수장까지 나서 특정 업체 차의 운행중단을 요구한 것은 미일 간 통상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것.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은 3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도요타 차량을 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리콜된 차량의 보유자는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도요타가 초기에 안이하게 대응하다 미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마지못해 리콜에 나선 것"이라면서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도요타 리콜사태를 부풀리려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