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ㆍ2부동산대책이 서울시내 재건축아파트 가격을 2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시켰다. 10일 한국부동산정보협회와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시내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이 -0.0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셋째주 -0.15%를 기록한 후 8주 만에 처음이다. 협회 리서치센터의 박준형 실장은 “지난해 8ㆍ31대책 직후와는 달리 호가를 낮추는 매도자들이 늘고 있어 당분간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재건축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특히 강남ㆍ송파ㆍ강동구 등 중ㆍ저층 재건축 추진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주에 비해 0.24% 떨어져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호가를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추는 매물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명섭 송파공인 대표는 “8ㆍ31대책 직후에는 4~5개에 불과했던 단지 내 매물이 최근에는 14~15개 정도로 늘었다”며 “호가를 낮추면서 거래성사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락동 가락시영 1ㆍ2차 역시 평형별로 500만~1,5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춘 급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구 일대 마지막 저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개포동 일대 아파트들도 하락세로 반전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주공4단지 13평형이 한주 동안 500만~1,000만원 정도 내렸으며 3단지 같은 평형도 비슷한 폭의 가격하락을 보였다. 이밖에 지구단위계획 확정 이후 급등세를 보이던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 등 강남권 대부분의 저층단지들이 소폭의 호가하락을 나타내는 등 시장 분위기가 지난해 8ㆍ31대책 직후와 크게 다르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그칠 줄 모르던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 상승세가 멈춘 것은 ‘개발부담금제’ 신설로 투자가치 하락을 우려한 매도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물 처분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덕동 A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으로 오르는 집값의 상당 부분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 같다”며 “당분간 재건축 단지들의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집값이 내리더라도 단기간의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망이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몇 차례 정부대책 발표로 단기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뒤여서 지금은 장기 보유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어느 정도 급매물이 해소되면 가격 하락세가 멈출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