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작년 실적 '시중은행 안부럽다'

지난해 은행권이 사상최고의 실적을 올린 가운데 3대 국책은행들도 일제히 설립이후 최대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종기 매각과 구조조정 효과 등에 힘입어 당기순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 54년 창립 이후 최고실적을 거뒀다. 산업은행은 지난 외환위기 당시 엄청난 적자 누적에 허덕였으나 지난 2001년 1천90억원을 시작으로 2002년 1천839억원, 2003년 1천669억원의 순익을 올린데 이어2004년 9천975억원으로 흑자 기조가 정착됐다. 산은은 지난해말 '산업은행법 시행령'이 개정돼 올해부터 정부배당을 실시해야하는데 2조원 이상의 순익을 거둠에 따라 배당 규모를 걱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수출입은행도 지난해 수출호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난데다 기아자동차 보유주식 처분에 따른 이익으로 설립이후 최고치인 2천2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수은은 지난 2001년 순익이 98억원에 그쳤으나 4년만에 무려 22배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해 축제분위기라고 은행측은 전했다. 이밖에 기업은행도 지난해 3.4분기까지 순익이 6천90억원에 달해 전년도 3천704억원을 훨씬 상회했으며, 연말까지는 7천~8천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있어 역시 사상최고의 실적이 확정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주력부문인 기업대출 이외에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한데다 보험, 수익증권 등 다양한 상품을 교차 판매하는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을 확대한 것이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수조원의 실적을 올려 뽐내고 있으나 국책은행들도 내실을 강화하면서 이에 못지 않은 손익을 얻었다"며 "앞으로는 민간 금융기관과의 경쟁도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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