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경마공원의 '리딩사이어'(leading sireㆍ자마들의 상금 총액이 가장 많은 씨수말)는 '디디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 국내에 도입돼 12년째 활동하고 있는 씨수말 '디디미'는 지난해 총 81두의 자마(子馬ㆍprogeny)들이 총 21억 1,108만 원을 벌여들이면서 2006년 리딩사이어에 올랐다.
'디디미'는 최고의 국산마로 불리며 누적 수득상금만이 무려 11억9,000만원을 넘은 '쾌도난마'를 비롯해 '토토로' '자당' '무패강자' '무비동자' '해암장군' 등 이름난 '효자'가 즐비하다.
경주마들이 수득상금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것과 같이 씨수말은 자마들이 벌어들인 상금으로 평가를 받는다. 결국 '자식농사'를 얼마나 잘 지었느냐가 씨수말의 몸값은 물론 향후 태어날 자마의 몸값까지 결정한다. 리딩사이어에 오르는 것은 '가문의 영광'으로 남는다.
'디디미'에 이어 2위에 오른 씨수말은 '컨셉트윈'이다. 지난해 모두 78마리의 자마들이 경주로를 달려 모두 17억 5,863만 원을 벌어들였다. 2004, 2005년 연속으로 리딩사이어에 올랐던 '컨셉트윈'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3연패가 유력해 보였으나 결국 '디디미'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컨셉트윈'의 자마들은 '가문영광' '시리우스' '순항함대' 등이다.
3위는 자마들이 14억 4,000여 만원을 벌어들인 '더그룸이즈레드'다. 2005년에는 21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자마 '백광'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일약 3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지상보배' '핵심전력'의 부마(父馬)인 '크릭캣'이 4위를, '하이틴'의 부마 '무자지프'가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마인 '가야산성' 및 코리안오크스를 차지한 '서해번쩍'의 부마 '리비어'는 7위에 올랐지만 '1위가 부럽지 않을만큼 똑똑한 자식을 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인 만큼 우수한 씨수말의 보유는 그 나라 경마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다. 한국마사회(KRA)는 지난 2004년부터 20억 원 대 씨수말 '엑스플로잇' '커맨더블'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40억 원짜리 '메니피'를 도입했다. 이 중 '엑스플로잇'과 '커맨더블'의 자마들이 경주로에 서게 되는 내년부터는 씨수말의 판도 또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