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혹시 표적사정…?” 긴장ㆍ의구심

나라종금 로비 사건과 관련, 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이 사법처리된 데 이어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의 이름까지 거론되자 동교동계 의원들은 초긴장 상태를 보이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동교동계는 일각의 표적사정설에 대해선 “검찰이 그럴 리 있겠느냐”고 조심 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림이 이상하다”며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신당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해 민주당의 기득권세력인 구주류와 동교동계를 사정 타깃으로 삼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법도 하다”고 말했다.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이 거액을 건넨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김홍일 의원은 이날 “안 사장은 아는 사이지만 나라종금의 `나`자도 모르고 전혀 무관하다”고 펄쩍 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1999년 전 LG스포츠 사장 정학모씨가 안 사장을 데려와 소개하는 자리에서 안씨가 `돕고 싶다`고 했으나 김 의원이 `개인적으로 돈은 필요 없다`고 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99년 김 의원이 만든 장학회에 안씨가 2,000만원을 출연하고, 99년 6월과 2000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후원금 계좌에 1,500만원을 입금해 당시 정상적으로 영수증을 발급한 것이 전부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측은 “검찰이 무슨 의도를 갖고 있기야 하겠느냐”며 파장 확산을 경계했다. 설 훈 의원은 “검찰 수뇌부가 특정 정치세력과 교감하고 수사를 하지는 않으리라 본다”면서도 “그런데 자꾸 이쪽 이름만 나오는 게 우연치고는 이상하지 않느냐”며 석연치 않다는 표정이었다. 이훈평 의원도 “14일 하루 동안 한 최고위원이 사법처리되고, 최재승 의원 설 훈 의원 등 동교동계가 검찰에 나가 조사 받는 걸 보니 착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면서 “그림은 이상하게 보이지만 사건 실체를 몰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옥두 의원은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왜 자꾸 이름이 흘러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동교동계는 전날 검찰에 소환됐던 최재승 의원이 별 탈없이 귀가하자 안도하면서 김홍일 의원의 경우도 “해명 대로라면 문제 없을 것”이라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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