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적자 감축 팔걷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이 일본·유럽에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통상압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미국은 22일 재무부 부장관인 로렌스 서머스를 단장으로 한 무역대표단을 중국에 파견, 갈수록 늘어나는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고위급 협상에 착수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미국은 또 오는 3월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을 중국에 다시 파견, 농산물 및 통신장비·금융상품 등의 수입확대를 촉구할 계획이다. 22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협상에서 미·중 양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문제와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 축소 방안 항공시장의 추가 개방 등을 주 의제로 논의할 예정인데 미국은 추가 시장개방이 이뤄지지않을 경우 중국의 WTO 가입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처럼 시장 추가개방 등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큰데다 그 규모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570억달러로 지난 97년보다 14%나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은 외국기업과 상품의 유입이 늘어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자국기업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면서 실업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 시장개방 확대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따라 무역적자 축소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협상 타결이 쉽지않을 전망이며, 오는 4월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이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앞서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독일 본에서 열린 서방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연석회담에서 일본과 유럽은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과 대외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 97년보다 584억달러가 늘어난 총 1,68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대일(對日) 적자가 640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중 무역적자가 전체 적자의 3분의2 가량을 차지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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