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눈적어 아쉽지만 스키어들 밤낮으로 '씽씽' '겨울연가 한류열풍 타고 외국인들 용평등 잇단 발길
입력 2004.12.09 16:38:16수정
2004.12.09 16:38:16
설원의 유혹…"반갑다! 스키야"
아직까지 눈적어 아쉽지만 스키어들 밤낮으로 '씽씽''겨울연가 한류열풍 타고 외국인들 용평등 잇단 발길
용평스키장 찾은 외국인 관광객.
아직은 철이 이른 탓일까. 전국의 스키장들이 눈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달 18일 가장 먼저 개장한 용평 스키장도 두개의 슬로프만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인공설을 뿌려도 어느 정도 눈이 와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하루 수천만원씩 드는 제설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아무래도 올 겨울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엘리뇨 현상에 따른 이상고온 탓이 큰 것 같다.
하지만 순백의 설원을 찾는 스키어들의 들뜬 가슴을 억누르기 힘들다. 지난 주말 찾은 용평 스키장도 때이른 스키를 즐기려는 스키어들로 크게 붐볐다.
주로 젊은층인 이들은 비싼 용을 감안, 스키장 주변에 단체로 민박이나 펜션을 잡아놓고 하루종일 슬로프를 오르내린다.
야간에도 낮에 녹은 눈이 얼어 크게 미끄러운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키를 즐긴다. 용평의 경우 자정까지 심야 스키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띄는 것도 이채롭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용평을 찾는 일본인들은 드라마 ‘겨울연가’ 속에서 배용준과 최지우가 거닐던 눈길을 쫓아 사진찍기에 바쁘다.
스키장 측에서도 겨울연가 주제곡을 하루 종일 틀어 주며 분위기를 맞춘다.
여기저기 욘사마 브로마이드가 눈에 띄고 가게에는 관련 선물용품도 갖춰 놓았다. 대만, 홍콩 및 동남아시아에서도 겨울철 스키장이 이색 관광코스가 된지 오래다.
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눈꽃의 세계에 빠져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눈이 없어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려야 하지만……
용평스키장은 올 겨울 하루 200여명의 일본 등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겨울 3개월동안 약 2만명 규모다. 지난해 1,300여명이 찾았던 일본의 한류 관광객 수는 올해 약 4만여명으로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중국 등지의 관광객들까지 합치면 용평을 찾는 외국 관광객 수는 연간 약 16만명으로 전체 관광객 수의 약 10%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용평스키장은 오는 2010년까지 총 8,157억원을 투입, 호텔, 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을 2배이상 확충하고, 스키장 슬로프도 현재 31면에서 37면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용평스키장 관계자는 “지난 2001년 ‘겨울연가’ 방영이후 외국 관광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레저ㆍ숙박 시설을 대폭 확충, 국제 동계 스포츠대회 유치기반 구축과 함께 레저ㆍ휴양ㆍ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평(강원)=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4-12-09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