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들이 경영난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 투자 손실이 커지고 있는데다 일본이 7년 만에 다시 경기침체 상태에 빠짐에 따라 기업 부도 증가로 부실자산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산규모 일본 3위인 스미모토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SMFG)은 우선주를 매각해 4,000억엔(41억 달러)의 현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SMFG의 한 관계자는 "올해가 가기 전에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대변인은 이와 관련, "현재로서는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앞서 다른 은행들도 자금 조달 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미쯔비씨 UFJ 파이낸셜 그룹과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MFG)은 우선주를 팔아 각각 9,000억엔과 3,000억엔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동안 일본 은행들은 구미 은행들 보다 금융위기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경영상태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일본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출을 해준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커지자 경영난에 대비해 미리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금융기관 투자손실이 커진 것도 자금 확보에 나선 또 다른 이유다. SMFG는 지난 7월 영국 바클레이즈에 7억4,7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후 주가 급락으로 투자손실이 커진 상태다. 미쯔비씨 UFJ파이낸셜그룹도 모건스탠리에 90억 달러를 투자했다.
모리야마 게이스케 노무라홀딩스 애널리스트는 "일본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최근 주가 하락 폭이 큰데다 올해 및 내년 수익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시장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SMFG가 지금 당장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