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요구 부응 "예정된 수순"

자회사 역량 강화가 선결 과제
■ 국민은행 지주사 전환 연내 결정

시장요구 부응 "예정된 수순" 자회사 역량 강화가 선결 과제■ 국민은행 지주사 전환 연내 결정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은 자회사 간 시너지 확대와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성장을 추진해달라는 시장의 요구에 호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시장에서는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껍데기만 바꾼다고 알맹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국민은행의 적극적인 변신을 주문한다. ◇지주회사 전환은 예정된 수순=국민은행은 지난 2006년 초에도 이사회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적정한 시기가 아니다'라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금융의 겸업화ㆍ통합화ㆍ글로벌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은 '시기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도 "종합금융체제를 갖추기 위해 카드와 증권ㆍ보험사 등을 포함한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며 "올해 말 전까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이사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차기 행장이 선임된 후 지주회사 전환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전환 여부를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건부로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회사 역량 강화 등 선제조건 해결=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회사 역량 강화와 증권사 인수 등 넘어야 산들이 많다. 국민은행이 카드 부문은 분사하고 역량이 부족한 자산운용ㆍ증권ㆍ보험 분야는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수석부행장은 "카드 부문은 은행의 사업 부문이지만 분사도 검토하고 있다"며 "사이즈가 작아 경쟁력이 없는 자산운용 부문은 기회가 된다면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은행은 자회사 출자한도가 30%로 해외 M&A를 위한 여유자금이 5조원 정도로 큰 매물 인수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주회사체제가 되면 100%를 활용할 수 있어 투자규모가 18조원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 진출을 위한 M&A에도 적극 나선다. 김 수석부행장은 "증권사를 가질 수 있도록 M&A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증권사를 갖게 되면 은행과 증권의 연계, 투자은행 분야를 보강하고 웰스매니지먼트 모델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도 속도 붙는다=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은행은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해외 자산규모를 오는 2010년 20조원, 2016년 100조원으로 확대하고 해외 부문 순이익을 2010년 2,500억원, 2016년 1조5,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국내 은행산업이 선진화됐지만 업황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어 과거 예대마진 비즈니스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산업에서 성숙산업으로 변한 국내 은행업에서 한계성이 노출됐다는 해석이다.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의 변신 필요=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이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국민은행이 껍데기ㆍ지배구조만 바꾼다고 실제적인 내용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도 실탄을 충분히 쏠 수 있는 구조"라며 "지주회사로 바뀐 은행 중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곳들도 있는 만큼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도 "은행과 지주회사라는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껍데기를 바꾼다고 알맹이가 바뀌지 않는 만큼 국민은행이 보다 적극적인 M&A와 해외 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7/08/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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