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타임신디케이트 특약] 애완동물 샵·서점·커피·공구 전문점등플로리다주 펨브로크에 위치한 애완동물 전문 가게 '비버리 펫 샵'.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전형적인 '구멍가게(Mom and Pop store)'지만 주위의 펫츠 마트, 펫 슈퍼마켓 등 대형 애완동물전문 쇼핑몰 틈바구니에서도 '건실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점포의 성공 비결은 다양한 상품 구성과 친숙한 환경, 친절한 서비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은 공짜 팝콘을 먹으며 강아지들과 뛰어 놀기도 하고 직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열대 파충류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이 점포에서 판매하는 강아지 사료 값은 대형 몰에 비해 약간 비싸지만 고객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 인근 대형 쇼핑몰 펫츠 마트는 이 같은 '비버리 펫샵'의 뛰어난 영업전략에 손님을 빼앗겨 지난해 문을 닫았다. 덕분에 비버리 샵은 점포를 펫츠마트의 구(舊)건물로 이전, 점포를 두배나 넓혔다. 이후 매출 역시 매년 10%를 넘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소규모 독립점포'들이 살아나고 있다.
월마트, 홈디포, 스타벅스 등 대규모 체인점들의 '영토 확장'이 절정에 이르렀던 90년대만 해도 머지 않아 소규모 '구멍 가게'들은 지역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견됐었다.
실제로 파격적인 할인 가격을 내세우며 물량 공세를 퍼붓는 대형 체인점들로 인해 주위 지역 점포들은 상당수 문을 닫거나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형 몰과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워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지역 소형 점포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애완동물 샵 뿐 아니라 서점, 커피 전문점, 공구 전문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영역을 막론하고 현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소형 점포들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체인점들이 소화할 수 없는 '틈새'를 집중 공략했다는 점.
미네소타 미니폴리스에 위치한 어린이 전문 서점 '와일드 럼퍼스 북스(Wild Rumpus Books)'는 이 같은 사례다.
이 서점을 경영하고 있는 콜렛 모건은 몇 년 전 인근에 대형 서점인 '반스 앤 노블'이 들어서자 생존전략을 고심하던 중 '놀면서 책을 고를 수 있는 어린이 서점'으로 변신했다.
이 서점의 '동물원'코너는 어린이들이 '달라이'와 '엘비스'로 이름 지어진 닭을 비롯, 고양이, 금붕어, 새들과 어울려 놀면서 관련 서적을 찾아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토요일 오후에는 양털깎기와 같은 특별 이벤트도 열린다. 월요일마다 열리는 '동물과 함께 책읽기' 이벤트 역시 단골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프로그램.
또한 역설적이게도 대형 체인점의 '후광 효과'를 누리고 있는 사례도 많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커피전문점.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에서 작은 커피 전문점을 경영하고 있는 마이클 토마스는 지난 92년 길 맞은 편에 스타벅스가 생긴 이후 오히려 손님이 늘어 매년 매출이 40%이상 증가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는 4달러를 주고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스타벅스의 등장 이후 제품의 가격 인상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 재빨리 상품 구성을 달리하는 '기민함', 출장 서비스까지 마다 않는 이웃 아저씨의 '친근함' 등이 대형 점포에 식상한 손님들을 동네 점포로 끌어 들이고 있는 주요 요인들로 꼽히고 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