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상 국내시장 영향

韓·美간 금리차 줄었지만 외자 급격이탈은 없을듯

한국과 미국의 금리변동 방향이 달라지면서 금리차가 축소되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심화하면서 외국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일고 있다. 양국간 금리차 축소로 외국자금이 국내에 들어오는 데 따른 이득(이자)이 줄면서 지난 5월 이후 자본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디커플링 현상으로 인한 급격한 외국자본 유출이나 금융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채 내수부양에 힘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미간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기조가 강해지면서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피력한 반면 한국은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금리(3년 만기 국고채)는 연초 4.8%에서 7월 4.1%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미국의 금리(5년 만기 국채)는 연초 3%에서 최근 3.6%까지 올라 양국간 금리차는 줄어들고 있다. 자본수지 흑자폭은 한미 금리격차가 적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감소한 뒤 올 5월 이후에는 적자로 반전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금리인상은 내수경기의 회복국면을 지나 경기과열시점에 국한해야 한다”며 “현 상태에서의 금리인상은 내수회복을 더욱 지연시키고 중장기 성장률을 낮출 우려가 있다”고 밝혀 내수회복이 된 뒤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오석태 시티은행 매니저도 “한국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한미간 금리 디커플링이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현상”이라며 “지금은 현(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내수부양에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국신 국민은행 자금본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번 금리인상은 예상된 일이므로 단기간에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달러강세 기조가 유지돼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FRB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물가안정 및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한두 차례 더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디커플링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투자처를 찾아 해외로 자본이 유출되는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상훈 SK증권 팀장은 “하반기도 국내외 금리간 디커플링 가능성이 높아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장기 투자기관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체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비용 및 부유층의 해외소비 등을 감안할 경우 장기적으로 해외자본 유출이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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