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으로 활동 중이거나 연예인을 지망하는 10대 청소년 10명 중 1명 이상이 성형수술을 권유 받거나 특정 신체 부위의 노출을 강요당하는 등 ‘성적 대상화’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가 지난달 21일부터 8월5일까지 청소년(만 9~24세) 연예인 및 연예인 지망생 103명(남성 53명, 여성 50명)을 대상으로‘청소년 연예인 성보호ㆍ근로권ㆍ학습권 실태분석’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응답자 중 19세 미만 청소년 8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성 청소년 연예인의 56.1%는 다이어트를, 14.6%는 성형수술을 각각 권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세 미만 청소년 연예인 중 연예인 활동 시 다리,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10.2%였으며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에는 이런 노출을 강요당했다는 응답이 60.0%나 됐다. 심지어 응답자의 9.1%는 연예인 활동 시 무대나 촬영장에서 애무, 포옹, 키스 등 선정적인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4.5%는 음담패설, 비속어, 성적 희롱, 유혹 등 선정적 암시가 담긴 표현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 연예인의 근로실태 역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세 미만 39명의 청소년 연예인 중 35.9%가 하루 8시간 이상, 10.3%가 주당 40시간 기준을 초과해 근로한다고 답했으며 41.0%가 법으로 금지한 야간 근로 및 휴일 근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응답자 85명 중 47.6%는 한 학기 동안 1주일에 반나절 이상, 26.9%는 2일 이상 학교 수업을 받지 못했으며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40.0%나 됐다.
이로 인해 19세 미만 여성 청소년 연예인 및 지망생은 불면증(64.3%), 우울증 약 복용(14.3%), 연예 생활에 대한 회의(14.5%)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청소년 연예인의 성적 대상화와 관련해 우려했던 것처럼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을 논의 중”이라며 “전문가들과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방송사와 연예계의 자체적인 노력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