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주가 인터넷주의 바통을 이어 받는가.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오던 인터넷주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장비주들이 시장 주도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16일 코스닥 시장에서 인터넷주인 NHNㆍ다음 등이 상한가를 치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계속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터넷주들이 1ㆍ4분기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되며 일찌감치`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한 상태라 추격매수에는 부담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실적이 주가에 덜 반영된 반도체장비주가 강력한 시장 주도 엔진이 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테마주로 급부상=반도체 장비주들이 1ㆍ4분기 고성장세를 바탕으로 그간 코스닥 장을 이끌어 왔던 인터넷주의 뒤를 받치는 새로운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날 주성엔지니어링ㆍ아토ㆍ유니셈ㆍ이오테크닉스 등이 상한가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주들이 초강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반도체장비주가 최근 한달간 평균 31.8%나 급등하며 목표주가의 80%선까지 육박한 상태지만, 지난 연말에 비해 3.2% 하락한 수준이어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몇몇 개별 종목별로 상승 모멘텀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현수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 등의 투자 확대로 몇몇 기업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장비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유망종목으로 삼성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피에스케이ㆍ아토ㆍ유니셈ㆍ한양이엔지ㆍ에스에프에이ㆍ오성엘에스티 등을 추천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감 크다=장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부문 투자 확대 소식에도 얼어 붙었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살아나고 있다. 이날 아토와 이오테크닉스가 지난 1ㆍ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각각 743%ㆍ36.5%증가한 159억원ㆍ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한 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반도체장비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한껏 고무된 상태다. 여기다 타이완이 올 초 전망보다 반도체 부문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여 아시아시장 공략도 당초 예상보다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ㆍIBM 등 미국 기업들의 호전된 분기 실적도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낳게 하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장이 살아나면서 그간 낙폭이 컸던 반도체장비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