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국경도시 회령 마약범죄로 몸살"

자유아시아방송, 환각상태서 살인ㆍ자살 잇따라
단속 강화되자 개인이 만든 조잡한 필로폰 범람

북한에서 제조된 마약이 중국 지린성(吉林省) 등으로 나가는 관문인 함경북도 회령시가 마약 유통과정 및 환각 상태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통신원과 최근 회령 친척집에 다녀온 조선족의 말을 인용, "북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에서는 마약에 취해 살인ㆍ폭행 등을 저지르는 강력범죄가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회령시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80% 이상이 마약과 연관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조선족은 "한 형제가 보위부원을 살해한 혐의로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이들은 사건 당시 집에서 마약을 복용해 매우 흥분한 상태에서 불법 휴대전화로 중국에 있는 지인과 통화하다 적발되자 보위부원을 살해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12일 한 아파트에서 주부들이 집단으로 필로폰을 흡입하다 환각에 빠진 한 여성이 4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했고, 22일에는 한 남성이 환각 상태에서 29세 여성을 강간하려다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회령은 경제난ㆍ생활고가 극심한데다 필로폰이 흔해 공동 구입할 경우 비교적 싼값에 구할 수 있어 남성들은 물론 주부들끼리 모여 마약을 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한다.

또 북한 공안당국이 함흥제약에서 생산하는 외화벌이용 필로폰의 유통을 금지하자 개인들이 몰래 제조한 마약들이 나돌아다니는데 성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순도가 떨어지고 살인ㆍ자살 같은 부작용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또 회령시의 대학생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노동단련대 수용자가 마약을 한 반장에게 무자비하게 구타당해 사망하고 ▦농장에서 채소를 훔치던 청년이 마약을 한 농장원 4명에게 맞아 죽었으며 ▦강안보안서장이 환각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다 부녀자를 치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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