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초겨울 날씨때문에 울상을 짓던 스키장들도 이달부터는 겨울철 레포츠족들을 향한 본격적인 손짓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날씨와 경기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스키장 인파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폭신한 눈이 뒤덮은 설원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짜릿함을 못 잊는 스키어와 스노보드 인파 수백만 명이 올 시즌도 전국 스키장으로 몰려들 전망이다.
스키장을 찾을 때는 패션에도 유독 신경이 쓰인다. 새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한 옷차림에 자연스레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경기가 안좋은 탓인지, 올해는 스키장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연스러운 캐주얼 웨어로 입을 수 있는 옷을 고르는 추세가 한층 두드러진다. 스키복과 보드룩의 경계도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탄탄한 기능성과 실용적인 디자인을 모두 갖춰 스키와 스노보드, 일상적인 주말의 옷 걱정까지 한 벌로 소화해 내는 `멀티 웨어`가 알뜰한 요즘 소비자들을 겨냥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산뜻한 컬러로 설원에서 튀어보자= 스키장의 흰색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검정이나 빨간색 등의 강렬한 색상. 상의는 깨끗한 느낌을 주는 흰색이나 노랑, 푸른색, 주황색 등도 주요 색상으로 많이 사용된다. 단색보다는 2~3가지의 컬러가 함께 쓰이면 보다 활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바지는 자신이 보유한 데크나 바인딩 색상과 같은 계열로 맞추거나 아예 보색으로 튀는 것도 세련돼 보인다. 제일모직 `후부`의 배슬기 디자인실장은 “일상복으로도 많이 이용되므로 패션성에서 뒤지지 않는 색상과 디자인이 중요시된다”며 “화이트, 레드, 블루 등의 색상이 산뜻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핑크색이나 하늘색 등 파스텔 색상도 눈 위에서 예뻐 보인다.
◇수분은 NO, 움직임은 자유롭게= 투습성 및 단열성 등을 강조한 첨단 소재와 주머니 하나까지도 실용도를 세심하게 고려한 것이 스키 및 보드복의 기본. 특히 바지는 눈에 닿기 쉬우므로 반드시 방수효과가 좋아야 한다. 다치기 쉬운 무릎이나 엉덩이 등에 패드를 넣어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도 출시돼 있다. 스키웨어나 보드룩이나, 타이트한 디자인보다는 보다 힙합 스타일처럼 헐렁하게 입는 것이 요즘 추세.
구입전에 살펴야 할 점은 옷 내부에 생기는 땀을 빨리 말리고 외부로부터의 수분 유입을 막는 기능이 탁월한가 하는 것이다. 허리 뒷 부분에 스커트를 부착해서 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기능성 후드를 달아 모자와 고글 사이에 눈이 못 들어가게 한 재킷, 장갑을 끼고도 여닫기 쉽도록 큰 지퍼풀을 단 제품 등 사용자의 안전과 편의성도 점검해야 한다.
◇패딩에 폴라플리스로 추위 걱정 끝= 상의로는 전문 스키복보다 패딩 제품을 입으면 보다 세련된 느낌을 주고 오히려 실력있어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폼`을 찾는 여성 스키어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단 반드시 방수 효과가 있고, 가급적 엉덩이 선까지 내려오는 길이를 골라야 한다. 이너웨어로는 가볍고 따뜻한 폴라플리스, 또는 얇은 터틀넥 스웨터가 제격. 리프트 탈 때를 제외하면 막상 추위가 느껴지지 않으므로, 패딩 조끼에 모자 등 방한 소품을 활용해 개성적인 연출을 하는 것도 좋다. 장갑은 스키를 탈 때는 폴을 쥐어야 하므로 얇고 부드러운 것을, 보드용은 눈밭이나 데크에 직접 닿는 경우가 많으므로 바닥면이 견고한 것으로 착용해 각각 구별해서 착용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골라야 할까= 스키ㆍ보드복은 반드시 입어봐서 운동 자세를 취할 때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휠라코리아의 김미연 디자인실장은 강조한다.
재킷은 목이나 허리부분이 너무 조이거나 헐겁지 않은지, 넘어졌을 때 눈이 옷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소매 부분에 테이프나 끈으로 조여주는 기능이 있는지, 리프트 고리와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지퍼 주머니가 2~3개 정도 있는지 살펴 봐야 한다.
바지는 무릎 부분에 절개선을 넣은 입체재단을 골라야 활동하기 편하다. 스키가 아닌 보드만 탈 경우엔 스판덱스보다 패딩이 들어간 바지가 좋고, 스키 전용이라면 끝단에 플라스틱 보호대가 있는 것을 고르면 플레이드 에지에 찢길 염려가 없다. 길이는 부츠의 굽을 생각해서 약간 굽이 있는 신발에 맞춰 장만하는 것이 좋다고 김 실장은 조언한다. 고글 역시 기능성 위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습기가 차지 않고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주는 것이 우선이며 렌즈 색상은 시야를 선명하게 해주는 브라운 색이 좋고, 야간에는 목표물을 정확히 볼 수 있게 해주는 노란색 렌즈가 효과적이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