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 지역인 농어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원격의료 서비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87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0명 중 8명이 원격의료 서비스에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격의료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이용자도 80%를 웃돈다니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격의료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되지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게 강점이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276곳의 유인 섬 가운데 공중보건의가 상주하는 보건지소는 27개에 불과해 그동안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지역 병원이나 섬 보건소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수시로 의사의 검사나 상담이 가능해지자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고 한다. 비록 비대면 진료이기는 하지만 환자들이 의사의 조언을 잘 따르고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보안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결과는 안전성 입증을 빼먹고 편의성만 부각해 신뢰할 수 없다"며 여전히 어깃장을 놓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환자들은 괜찮다는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기기 장애를 거론하며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이러니 의료계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안도 없이 원격의료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 것이다. 의료계가 진정 환자들을 걱정한다면 이제라도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해 자신들의 주장을 철저히 현장 검증해야 한다.
원격의료는 세계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국내 병원들은 이미 페루 등 중남미 시장에 원격의료 시스템 수출까지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해외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는 원격의료를 정작 한국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국회에는 질병 검사와 상담부터 치료 및 약 처방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지만 야당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수년째 낮잠을 자고 있다. 의료 서비스는 무엇보다 환자의 편익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권과 의료계는 이제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원격의료 활성화에 적극 힘을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