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교섭 시작부터 '삐걱'

금속·보건의료 분야 사용자단체 구성안돼
협상 두달째 겉돌아…노조선 부분파업·농성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임단협 산별교섭이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삐걱대고 있다. 노조가 사용자단체 구성을 통한 중앙교섭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사용자쪽은 교섭단체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노동계와 노동부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사용자단체 구성을 요구하며 25일 만도기계ㆍ울산 세종공업 등 전국 100여개 지회에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2일과 3일에도 각각 4시간 및 6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산별 중앙교섭을 통해 올해부터 법적요건을 갖춘 사용자단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나 금속관계사용자협의회가 지난 7차에 걸친 교섭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파업 끝에 산별교섭을 이뤄낸 보건의료노조도 23일 이대병원, 고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전지부에서 철야농성에 벌인데 이어 25일부터는 일제히 천막 및 로비농성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31일 8차교섭에서 병원장이 직접 산별교섭에 참여하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을 경우 병원장실 농성을 감행하고 다음달 1일 합동대의원대회와 7일 지부장수련회를 통해 쟁의조정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산별교섭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사용자측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사용자단체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 사용자측을 대리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노무법인 C&B의 이금구 노무사는 “지난 20일 사용자간담회에서 참여한 대다수 업체들이 사용자단체 구성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노무사는 “노조측에 단체교섭은 진행하되 사용자단체 구성은 오는 2007년 3ㆍ4분기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병원 사용자측은 산별교섭에는 임한다는 입장이나 최대 사업장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지난해와 달리 보건의료노조에서 제명당한 뒤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섭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7차교섭에 참가했던 박태만 경북대 사무국장은 “서울대병원노조의 탈퇴로 대표를 선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 기본적으로는 산별교섭에 참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올 임단협에서 금속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 ▦주40시간 노동 즉각 실시 ▦근골격계 직업병 예방대책 마련 ▦기본급 12만5,141원 인상을, 보건의료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 ▦비정규직 정규직의 80% 수준 임금 보장 ▦토요 외래진료 전면중단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교섭시작 이후 2달이 다 되도록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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