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이유로 슬롯머신업과 증기탕영업을 재허용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면허반납까지 불사하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관계당국에서는 국민감정과 폐광카지노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들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각 호텔들은 최근 정부와 여당 등에 슬롯머신 등 관광오락업 허용과 호텔업을 수출산업과 같은 국가전략산업으로 인정해 줄 것, 행정절차 간소화 등을 골자로 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지난 28일 열린 '`호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결성된 '전국관광호텔 경영위기 극복 비상대책위원회' 朴泰燮 위원장(원주관광호텔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이후 식음료업장 매출 급감과 최근 증기탕 퇴출까지 겹쳐 현재 전국 1백20개 호텔이 휴폐업 또는 도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한미군 영내오락장 등에서 불법오락으로 내국인들이 날리는 돈이 수억달러"라며 "차라리 이를 양성화해 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호텔오락장을 허용하면 세수 증대와 건전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달 10일까지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금까지 260여개 호텔로부터 받아둔 사업자등록증을 반납하고 휴업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대해 정부 관계자는 "호텔에 대한 행정절차 간소화와 세제감면 등에 대해서는 이미 관계당국간 협의가 진행중"이라면서도 "슬롯머신 문제는 이미 불허로 가닥을 잡은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으며 증기탕에 이성입욕보조자를 두지 못하게 한 것도 이미 끝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텔들도 정부가 추진중인 규제완화 등 범위내에서 살 길을 모색해야지 사행성 오락 허용 등 무리한 주장을 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관광전문가도 "호텔들이 슬롯머신과 증기탕같은 사행.퇴폐성 사업을 자꾸 들먹이면 국민적인 지탄과 함께 경영난 타개를 위한 구제책을 마련해달라는 진의마저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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