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노조 "금융위 반대" 집단행동

김용덕 금감위원장 "의견 표명 자제" 명령 불구
"위원장 해결책 못 믿어" 독자 법안 입법 청원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회 설립을 둘러싼 금융감독위와 금융감독원 간의 갈등으로 ‘레임덕’ 현상에 빠졌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29일 국회 정문 앞에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투기자본감시센터ㆍ민주노동당 등과 공동으로 금융위원회 설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입법청원서를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금감위 및 금감원에 금융위 설립 문제에 대한 의견 표명을 자제하도록 명령을 내렸지만 금감원 노조는 집단행동을 이어나갈 태세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은 분리하고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는 감독정책과 검사는 통합돼야 한다”며 “금감위와 금감원을 통합해 독립성ㆍ책임성ㆍ전문성을 갖춘 공적 민간감독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위 설립에 대한 김 위원장의 약속을 믿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노조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최대한 양쪽의 의견을 반영한 공동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지만 믿기 어렵다”며 “조직 자체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말을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한 팀장도 “직원들이 자제한다고 김 원장이 (금감원을 위해) 헌신해주겠냐”며 “금감위는 시간만 보내면 된다는 식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체를 통해 공동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금감원의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집단행동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금감원 노조는 기자회견, 공청회, 범국민 연대기구 결성, 단식농성 등 독자적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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