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초만에 스러진 '우주강국의 꿈'

나로호 고도 70km지점서 폭발·추락… 2차 발사도 실패
원인 규명후 3차 발사 준비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가 10일 오후5시1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으나 이륙 137초 후 고도 70㎞ 지점에서 폭발한 뒤 추락했다. 나로호가 지난해 8월 1차 발사에 이어 이번 2차 발사도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우리나라의 ‘우주강국의 꿈’은 당분간 접어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발사 후 나로우주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 나로호는 이륙 후 137.19초까지는 정상적으로 비행했으나 이후 지상추적소와의 통신이 두절됐다”면서 “나로호 상단의 탑재 카메라 영상이 밝아지는 것을 볼 때 1단 로켓 연소 구간에서 비행 중 폭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나로호는 발사 55초 뒤 음속(시속 약 1,200㎞) 돌파에는 성공했으나 137초 뒤 고도 70㎞, 거리 87㎞ 지점에서 통신이 두절됐다. 나로호의 비행 궤적을 쫓던 방송 카메라에는 이 시점에서 검은 연기를 한번 내뿜으면서 환해졌다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비행하다 고도가 점점 낮아지는 장면이 잡혔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부)는 “1단 로켓 연소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연료가 제때 공급되지 않았거나, 터보 펌프의 작동이 불량했거나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정확한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이 나로호의 세부 비행상태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갔고 조만간 한ㆍ러 공동사고조사단이 구성돼 본격적인 원인 규명에 착수할 예정이다. 나로호는 당초 지난 9일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 3시간 전 발생한 발사대 소화장치의 오작동으로 연기됐다가 10일 오전9시에 열린 한ㆍ러 비행시험위원회에서 당일 발사가 결정됐다. 나로호는 1ㆍ2차 발사 모두 실패했지만 한 차례 더 기회가 남아 있다. 2004년 러시아와 나로호 발사 계약을 맺으면서 2회 발사 중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한 차례 더 발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안 장관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3차 발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李대통령 "좌절 말고 2전3기 하자" 당부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나로호 2차 발사 실패와 관련해 “안타깝지만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서 “좌절하지 말고 2전3기의 자세로 다음 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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