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지연 우려와 미국ㆍ독일 국채시장 요동의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0.69포인트(0.94%) 하락한 1만7,905.5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8.23포인트(0.86%) 내린 2,095.84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40.11포인트(0.79%) 낮아진 5,059.12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 하락은 그리스 채무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그리스는 오는 5일(현지시간)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포함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이달까지 납부해야 하는 4개 채무를 오는 30일 일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괄 상환은 이례적인 일로 그리스가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5일 만기인 3억유로 채무를 비롯해 이달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약 16억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그리스 채무협상은 여전히 접전을 찾지 못한 채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4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뒤 “협상은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협상 타결이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독일ㆍ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락하면서 투자가들이 불안감에 휩싸인 것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2.42%까지 상승해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오후 들어 5.5bp(1bp=0.01%) 하락한 2.3123%를 나타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장중 한때 0.99%까지 치솟았다가 0.8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국채 수익률이 요동치면서 일부 투기자금이 다시 국채 시장으로 유입된 데다 최근 국채 금리 급등으로 주가에도 거품이 끼어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게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올해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도 국채 시장 요동에 한몫했다. 다만 IMF가 이날 발표한 미국과의 2015년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까지 늦춰야 한다”고 밝히면서 주가 하락세가 다소 주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