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인 IBM과 오라클과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 왔습니다. 이제는 일반 소비자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최고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잡을 생각입니다." 한국 SW업체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선 티맥스소프트의 박대연(53ㆍ사진) 회장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CEO다. 박 회장은 7~8년 전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베이스 분야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티맥스소프트는 오라클과 IBM 등 내로라 하는 SW업체를 제치고 국내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시장에서 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자체도 엄청난 성과지만 박 회장의 도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티맥스소프트는 지금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윈도 OS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것이다. 티맥스소프트는 다음 달 7일 최초의 국산 PC 운영체제(OS) '티맥스 윈도'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국산 OS인 티맥스 윈도의 개발은 반도체, 자동차 개발에 필적할만한 어마어마한 사건"이라며 "이 기술이 세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도전정신은 삶의 여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운수회사 사환으로 일했던 박 회장은 주경야독으로 동성중학교와 광주상고를 야간으로 마쳤다. 이후 13년간을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32세의 늦깎이로 유학길에 올랐다. 박 회장은 "당시에는 공부를 하고 싶은 데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안타까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고생이 오히려 지금의 티맥스소프트를 있게 한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유학을 마치고 42세의 나이에 카이스트 교수가 된 박 회장이 1997년 벤처업체 티맥스소프트 창업을 결심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박 회장은 "어린시절 어려웠기 때문에 기업을 잘 경영해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 100억원 정도 벌면 1년에 10억원 정도는 사회공헌사업을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었는데 의지나 타이밍이 좋았는지 다른 회사에 비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가 뛰어든 분야는 국내 업체에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시스템 SW. 티맥스소프트가 세계에서 미국 업체를 제외하고는 시스템 SW를 만드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R&D 투자에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등의 제품이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매출도 매년 급증했다. 그는 회사가 급성장한 원동력으로 '성장 목표를 기술 개발에 둔 것'을 꼽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 회장은 보다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2012년 매출 1조 달성', '나스닥 상장', '명문 사립 공과대학 설립' 등이 그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는 세간에 지적에 대해, 박 회장은 "오히려 더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매출 1조원 달성은 곧 가시권에 들어오며 2012년께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W 매출 1조원은 하드웨어 매출 10조원에 해당한다"며 "이 목표를 이루면 세계 5대 SW 업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스닥 상장과 관련해서는 시기와 방식은 저울질 중이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W 업계에서 나 홀로 승승장구하던 티맥스소프트에도 그동안 시련은 있었다. 인수 합병설과 관련, 박 회장은 "회사가 기술력은 있는 데 경영은 아마추어 같아서 인수하면 가치가 있을 것 같아 사려는 업체쪽에서 일방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M&A의 M자도 꺼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매각할 생각이 없다"며 단호히 말했다. 유동성 위기설에 대해서는 박 회장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지난 1년간 1,000명의 직원을 뽑아 약 7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는데 이 인력이 실제로 매출에 기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시적 유동성 위기일 뿐, 이달 말까지 총 500억원 투자를 유치 받기로 해 캐시플로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했으며 앞으로는 더 이상 자금 위기설은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지난 12년간 벤처 업계에 몸담아온 그는 미래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를 주문했다. 박 회장은 "대체로 벤처 창업자들이 순간의 흥미는 느끼지만 훈련이 덜돼 있다"며 "벤처에서 실패하면 재기가 힘든 것이 한국 사회 구조기 때문에 직장, 학교 등 경제적으로 타격이 덜한 데서 실패를 하고 자신이 정말 재미있어 하고 인생을 바칠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