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론 솔솔…"지금이 투자할때"

다우지수 8,000선 근접…美증시 어디로
8거래일째 폭락에 "장기 약세장 돌입" 우려속
과매도·PER 17.2배로 떨어져 반등 기대감도
NYT "베테랑 투자자들 이미 사들이기 시작"



“공포가 할퀴고 간 마지막 순간…지금이 투자할 때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어디로 갈 것인가. 다우지수가 8,000선에 다다르자 바닥론이 솔솔 나오며 지금이 투자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최악의 일주일을 보냈다. 다우지수의 심리적 지지선인 1만포인트가 붕괴되자 9,000포인트, 8,500포인트까지 차례로 무너져 내렸다. 투자심리는 공황으로 치달았고 투자자들은 주식을 투매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나 위기의 마지막 순간에는 희망의 빛이 비치는 법.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7,800선까지 폭락했다. 다우지수 8,000선이 무너진 것은 2003년 3월 이후 5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한 주간 다우지수 하락폭은 18.2%로 1914년 이후 최대다. 문제는 지수의 하락폭이 아니라 그 연속성과 변동폭이라는 지적이다. 주가는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지만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는 것은 공포가 시장을 뒤덮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특히 지수의 하루 등락폭이 1,019포인트에 이르는 널뛰기장세를 보이는 등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미 증시의 불안심리를 보여주는 VIX지수는 이날도 장중 20%가 넘는 76.94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투자자들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반영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8거래일 동안 22.9%가 떨어졌다. 시간은 좀 더 걸렸지만 이는 1987년 10월19일 ‘블랙 먼데이’ 당일 22.6%, 1929년 대공황 당시 이틀간 24.5% 떨어진 것과 비슷하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시가 ‘슬로모션 붕괴’를 하고 있다”며 “1930년대와 1970년대와 같은 장기 약세장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 약세장은 증시가 때로는 오르기도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가 없기 때문에 결국은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각국 증시도 폭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유럽의 대표지수 다우존스 스톡스600지수와 MSCI 아시아ㆍ태평양지수는 한 주간 각각 24%, 18% 떨어졌다. MSCI 글로벌지수는 이번주 22% 빠지며 지수가 집계된 1970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세계 증시에서 이번주에 4조달러가 날아갔다”며 “올 들어서는 25조달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홀딩스의 로버트 와이센스타인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 불안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라며 쉽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는 다우지수 8,000선이 ‘바닥’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나고 있다.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과매도로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점도 반등의 희망을 갖게 한다. S&P500지수의 주가이익비율(PER)은 지난주 말 현재 17.2배로 1980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아발론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수 8,000선이 붕괴됐을 때 좀 더 바닥권에 대한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우지수가 장 막판 지수가 급반등 시도를 보인 것도 바닥론에 근거해 저가매수세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도 대공황, 2차 세계대전 등 과거 주식시장의 역사로 보면 정부의 대대적인 개입이 시작된 지금이 투자 적기라며 베테랑 투자자들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서 지난 수십년간 뮤추얼펀드로 최고의 수익을 올려온 케네스 히브너 펀드매니저는 “주식시장 곳곳에 값이 싼 주식이 있다”며 “많은 주식들이 지난 25년 이래 가격이 가장 저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은) 과매도 상태로 주식시장은 다시 강하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의 사례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마하의 현인 버핏은 금융위기가 절정이던 지난달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에 잇따라 거액을 투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전 펀드매니저로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금융학을 가르치고 있는 데이비드 스토웰 교수는 “한 달이나 일년 안에 시장이 반등하리라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때이며 2~3년이 지난 뒤에는 현명했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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