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재건시장 독식 가시화

`미군의 이라크 접수 다음 차례는 미국 기업의 이라크 시장 장악` 미국은 이라크 점령이 단기에 끝날 것으로 보고 교통시설 유전개발 등 이라크 재건계획 입찰에 미국기업들만 초청해 재건ㆍ복구 기업 명단을 작성하는 등 이라크 시장 독식에 나섰다. 유전 복구 및 개발, 교통 통신 등 인프라 구축 등 이라크 재건 시장은 앞으로 3년간 3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이 미국기업의 일방적인 시장 장악 시나리오가 알려지면서 영국 아랍권 등 여타국 기업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군대까지 파견했는데도 불구, 철저히 재건시장에서 배제된 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 및 프랑스 등 기존 우방국들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기 때문에 이라크 전쟁 이후의 포스트-이라크 재건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만큼 철저히 미국 기업 독자적으로 재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전쟁 이후 이라크 재건을 위한 중도 내각에 아예 미국인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라크 재건 당국은 이미 1차로 15억달러 규모의 항구 공항 병원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해 벡텔 그룹, 플루오 등 미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플루오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지난 95년부터 2000년까지 최고 경영자로 있던 엔지니어링업체인 할리버튼의 자회사다.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인 BP 쉘 등 영국의 15개 업체 대표는 최근 런던에서 영국 정부 관리를 만나 이라크 시장을 미국기업이 독식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영국기업들은 대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는 연합국인데도 경제적 실리는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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