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사진) KT 회장이 “정부의 역할은 컨트롤이 아니라 지원”이라며 통신산업 규제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석채 회장은 28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스마트폰과 IT혁명’을 주제로 열린 세계미래포럼(WFF)의 제11회 미래경영콘서트 조찬 강연에서 수 차례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KT의 성장 가능성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며 “덕분에 KT의 주가가 한때 5만3,000원대까지 올랐는데 KT 주가가 오르면 정부가 (규제방안을) 하나씩 발표해서 주가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와이브로나 유무선통합(FMC)의 더딘 발달에도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중요한 정책적 실수 때문에 LTE의 대항마인 와이브로가 밀렸다”고 말했다. LTE는 ‘Long Term Evolution’의 약자로, 와이브로와 4세대(4G) 표준화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통신기술이다. FMC 역시 “KT에서 지난 5년간 추진해왔는데도 정부의 반대로 본격적인 추진이 늦어졌다”는 의견이었다. 이 회장은 “지금 정부의 역할은 컨트롤(control)이 아니라 지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이를 위한 통신사ㆍ제조업체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단순한 하드웨어나 업무용 기기로 보지 않고 ‘이걸 어떻게 재밌게 만들까’를 고민했기 때문에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탄생시켰다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애플 등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얼마 전 스마트폰이 도청 등에 취약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 이 회장은 “KT가 도입한 아이폰만큼 보안이 확실한 스마트폰 단말기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밖에 “KT가 콘텐츠 제공자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도 필수”라고 말했다. 아이폰 4G가 언제쯤 한국에 상륙할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