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 작년 사상 첫 140% 넘어

우리나라 개인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40%를 넘어섰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Debt to income ratio)은 143%로 시계열 확보가 가능한 지난 2002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자신이 진 빚을 다 갚으려면 1년5개월여 동안 벌어서 생긴 처분가능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카드위기 이후 낮아지는 듯하다가 2004년을 저점으로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해왔다. 2002년에는 121.69%였으나 2004년에는 113.7%로 하락했다. 그러나 2005년 120%를 넘어섰고 매년 상승해 지난해는 143%까지 오른 것이다. 가처분 소득도 매년 증가했으나 금융부채가 그 이상으로 뛰어오르면서 가계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지난해 개인 가처분소득은 597조9,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한 반면 개인 금융부채는 854조8,360억원으로 6.5% 늘었다. 임금상승률은 높지 않고 고용도 둔화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빚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같은 한국의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미국과 일본ㆍ캐나다 등에 비해 높다.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를 맞은 2007년 이 비율이 140%를 기록한 뒤 모기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축소조정이 나타나면서 2008년 132%, 2009년 6월 말 127%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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