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부족으로 운송비용이 계속 올라 유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석유 수요 증가로 유조선 확보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자 유조선 운임도 지난 1973년 이후 30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유조선은 모두 1,500여척에 달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걸프만과 일본을 오가는 대형 유조선의 경우 하루 운임이 1995년에는 3만5,000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3만5,000달러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쿠웨이트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향하는 대형 유조선의 운임도 지난해 240만달러에서 올해는 695만달러로 뛰었다.
이 같은 유조선 운임상승은 고스란히 유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상승에 따른 유가상승분은 휘발유 1갤론(3.78리터)당 5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정보청의 에릭 크레일 애널리스트는 “석유생산국의 정정불안에 유조선 확보난까지 겹쳐 세계 석유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조선 부족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은 지난 80년대부터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자 유조선업체들이 선박이나 터미널에 대한 신규투자를 거의 중단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해상기구(IMO)가 유조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보다 안정성이 높은 유조선으로 교체하도록 결정함에 따라 유조선 부족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