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멀티미디어 시대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실현해 줄 상상의 세계다. 일반인이 막연하게 알고 있는 로보트의 개념이 바로 멀티미디어가 지향하고 있는 최종정착지다. 그렇다면 멀티미디어 시대의 핵심 3인방으로 여겨지는 반도체와 전지, 디스플레이는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크게는 우주 전체를 움직이는 원동력의 중심으로, 작게는 일상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필수적인 윤활유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모든 정보기기를 이끄는 핵이다. 이들 기기의 연산(비메모리)과 기억(메모리) 기능, 다시말해 두뇌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컴퓨터. 지난 46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ENIAC)이 등장했을 때 인류는 경탄했다. 그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 1대의 PC가 집체만한 애니악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 반도체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그 당시 중앙처리장치(CPU)의 역할을 했던 진공관 1만9,000여개는 명함판 사진 만한 마이크로프로세서(MPU)로 대체됐고 성능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D램으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최근 개발한 1기가비트 메모리는 한글 1억2,500만자를 담을 수 있는 대용량급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가를 넘어서 테라급의 메모리 반도체 출현도 예견되고 있다. 이같은 비메모리와 메모리 반도체의 결합은 인공심장 등 생명공학, 정부기관 등 사회시스템에서 휴대폰 등 통신수단, 집안을 관리하는 홈오토메이션까지 모든 부문을 변화시키고 있다. 미래 멀티미디어 시대의 반도체는 마치 산소와 같은 존재로 등장할 것이란 증거다.
◇전지: 주요 역할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한국전력이 제공하는 일반 전기와 다를 게 없다. 다만 차이는 조그마한 용기에 일정 용량을 담아 휴대용기기에서 한시적이지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지는 휴대용 기기가 갈수록 작아지는 것에 맞춰 한층 작아지면서 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또 충전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도 필수조건으로 등장했다. 이같은 경박단소(輕薄短小)와 재충전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게 바로 2차전지. 사용에 제한적이고 충전할 수 없다는 1차전지의 단점을 제거한 것이다. 전지업체들은 종이장 만큼 얇고, 영구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지상과제로 두고 있다. 더 나아가 태양열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특수용 전지도 일반화될 전망이다. 미래의 전지들은 대부분의 정보기기에서 플러그를 뽑아버릴 것으로 점쳐진다.
◇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미디어(매체)라고 할 수 있다.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멀티미디어 시대는 듣는 것 못지 않게 보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삐삐·휴대폰·TV·컴퓨터에서 심지어 차안에도 디스플레이가 붙어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얇으면서도 크기를 마음대로 늘리고 줄일 수 있고 눈으로 보는 그대로를 화면에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TFT-LCD, PDP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들은 TV 등 가정용 정보기기를 벽면으로 붙여버리고, 휴대용 제품을 성냥갑만큼 한층 얇고 가볍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또 서울 한복판에 걸려 있는 와이드 비전처럼 건물 벽면도 온통 디스플레이로 장식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전망이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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