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인물 중심으로 본 경제학의 진화

■ 사람을 위한 경제학(실비아 나사르 지음, 반비 펴냄)


"1870년대 이전 경제학이 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없느냐에 대한 학문이었다면, 1870년 이후 경제학은 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학문이다."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일생을 다룬 전기'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경제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경제학을 이같이 정의한다. 그는 신간'사람을 위한 경제학(Grand Pursuit)'에서'인간이 자신의 경제적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의 진화 과정을 추적해 나간다. 책은 인물 중심으로 19세기 경제사상부터 훑는다. 엥겔스와 마르크스, 앨프리드 마셜 등 전설적인 경제학자부터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이겨내는 데 기여한 슘페터, 하이에크, 케인스 등의 삶을 조명한다. 20세기 후반에는 뉴딜 정책 지지자로 실업률을 떨어뜨리는 일을 담당한 밀턴 프리드먼, 경제 예측은 틀렸지만 경제학 교과서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폴 새뮤얼슨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책에는 학자들의 독특한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일화도 풍부하게 소개된다. 결핵에서 살아남아 건강 전도사가 되면서 낙관적인 세계관까지 갖게 된 어빙 피셔, 개혁적인 학자였지만 보수적인 세계관을 가진 유력인물을 배우자로 추종하던 젊은 시절의 비어트리스 웨브 등 이들의 일화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는"경제학자들이 저마다의 세계를 보면서 무엇을 발견했을까를 상상해보고자 했고,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정신을 고무했을까를 이해해보고자 했다"고 한다. 저자는 또 "경제학자들은 모두 케인스가'인간의 정치적 문제'라고 부른 것, 곧'경제적 효율·사회적 정의·개인적 자유라는 세 가지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할 학문적 도구를 모색하는 사상가였다"고 풀이한다.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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