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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 수원의 삼성전자 R5연구소에서 열린 삼성이노베이션 포럼(SIF).
2층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이건희 회장이 1993년 LA 가전제품 매장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를 뒤집어 쓴 TV와 호텔방에서 제품을 직접 분해했던 삼성과 일본의 VTR 제품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양' 위주의 경영에서 '질' 위주의 경영으로 전환하는 도화선이 된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은 당시 이건희 회장이 받은 충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뚜껑이 닫히지 않는 세탁기와 불태워 버린 불량 가전 제품 등 삼성전자의 과거 치부도 가감 없이 고스란히 전시되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이후 20년 동안의 삼성전자 제품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신경영 20년 기념 이벤트.
27일 일반인 공개를 하루 앞두고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전시장에는 삼성의 과거 20년 동안의 혁신의 노력을 알 수 있는 휴대폰과 TV, 모니터, PC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장 극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휴대폰이다. 기술 단계별로 전시된 20여대의 휴대폰은 끊임없는 삼성의 혁신을 증언하고 있었다. 1995년 처음 출시돼 95만원이라는 고가에 판매되던 삼성의 아날로그폰은 현재 80만원대 후반에 판매중인 갤럭시S4로 대체됐다. 9종의 센서로 무장한 첨단 기능들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두께가 대폭 얇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졌다.
TV의 혁신도 한눈에 들어왔다. 2013년 형 스마트 TV 'F8000'는 1996년에 출시된 TV와 비교해 화면 크기는 2배 이상 커졌고 두께는 7%, 무게는 35%로 줄었다. 또 소비전력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과거에 8개이던 외부버튼도 단 한 개(전원버튼)로 줄어들어 디자인 혁신도 이뤄졌다. 음성ㆍ동작인식 등 버튼을 대신하는 새로워진 사용환경은 버튼의 수로는 말할 수 없는 생활혁명을 일궈낸 것이다.
모니터의 경우 브라운관에서 LED 모니터로 넘어가면서 40센티가 넘던 두께는 40%이상 감소했다. 노트북도 1996년의 제품에 비해 두께는 4분의 1수준으로 줄고, 무게도 약 1kg 수준으로 가벼워졌다.
이 밖에도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삼성의 전자 관련 계열사 제품들도 전시돼 삼성전자의 제품 혁신이 부품 회사에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신경영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부품 계열사들의 제품이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제품의 혁신으로 인해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매출은 25배 늘어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