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회담을 제안한 가운데 북측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우리 측 제안을 선뜻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국제사회의 시선 등을 고려하면 마냥 '어깃장'을 놓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일부는 29일 오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제7차 실무회담을 제의하는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전통문에 회담 날짜와 장소를 명기하지 않은 가운데 북측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이 지난 여섯 차례의 회담과 같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회담 재개 여부가 밝지만은 않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장관 성명에서 북한이 다시는 통행제한과 근로자 철수 등 일방적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히 보장할 것을 강조했고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며 "북한이 개성공단과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또한 지난 26일 "남측은 공업지구 가동중단의 책임이 북측에 있다느니, 피해보상이니 뭐니 하는 심히 무례한 주장만 고집했다"며 "남측은 개성공업지구 정상화 회담을 파탄의 위기에 몰아넣음으로써 초래될 모든 부정적 결과의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며 이전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혹 회담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협상안 도출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우리 측도 입장 변화를 보이고 한 발짝 양보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이야기해야 북한의 전향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지금처럼 우리 측 입장 변화 없이 회담을 제안해봐야 북한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또한 "북한이 지금 우리 정부의 회담 제안에 응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회담에 응하더라도 회담 파탄 책임은 남측에 있다는 식으로 여론 몰이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회담 제의를 거부하거나 7차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종료될 경우 정부는 앞서 공언한 '중대 조치'를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 조치로는 단전 및 단수 조치를 포함한 공단 폐쇄 조치 등이 비중 있게 거론된다.
한편 야당은 이날 정부와 북측에 개성공단 폐쇄 등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대 결단이 공단 폐쇄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너무 감정적이고 근시안적인 태도"라며 "정부부터 개성공단을 흥정거리로 여기고 협박하듯 중대 결단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도 성명을 내고 "남북 모두 개성공단 영구 폐쇄 가능성과 군대 재주둔 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일체의 언행을 삼가라"면서 "실무회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장관급 또는 총리 회담 등 고위급 회담으로의 격상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