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만도 못하단 말은 마세요"

개 주제 2인전 '프리 허그' 가나아트 강남점 24일까지

박형진 '마이 펫'

개를 주제로 화가와 조각가가 뭉쳤다. 조각가 이유미(40)와 회화작가 박형진(38)이 개를 주제로 한 2인전 ‘프리 허그(Free Hug)’전을 가나아트 강남점에서 열고 있다. 두 작가는 개와 아이를 주제로 동화적인 느낌의 작품을 만든다는 게 공통점. 실제로 여러 편의 동화를 쓴 적 있는 작가들은 각자 개를 소재로 한 편씩 동화를 쓴 다음 작품으로 다시 만났다. 박형진의 작품 ‘어느 평범한 개의 하루’는 일상에서 기쁨을 느끼는 개의 일기다. 경북 풍기의 작업실에서 전원 생활을 하는 작가의 눈에 포착된 자연과 주변 생명체에 대한 인상이 담겼다. 문명의 시대를 살면서 오히려 정서는 둔감해진 현대인들에게 평범한 삶의 즐거움, 일상에 대한 감사를 개의 눈으로 표현했다. 단순한 형태와 선명한 색채로 표현된 시각적 행복감은 박씨의 작품 전반에 배어 있는 특유의 분위기다. 이유미의 조각은 일상의 상처와 상심으로 다소 우울하다. 동화 ‘개를 잃어버렸다’에는 오래 전 잃어버린 개를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가 다시 각자의 길로 멀어져 가는 내용이다. 이를 담은 조각에는 만남과 헤어짐이 주는 애잔한 슬픔, 서로의 존재를 기억한다는 애틋한 낭만이 느껴진다. 작가는 철 구조를 만들고 종이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작업 과정을 통해 사색을 담고, 관람객에게 삶의 우울을 받아들이고 또 초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를 기획한 지형선 가나아트 큐레이터는 “공통의 소재를 다루는 두 작가가 처음 같이 전시하는 자리”라며 “이들의 작업은 기쁨과 슬픔이라는 서로 다른 감정으로 나뉘어 대립되는 듯 보이지만 소소한 일상의 느낌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24일까지. (02)512-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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