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환경중시 개발형 아파트 뜬다

개발형 아파트가 뜬다.과거 입지여건 중심의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달리 대규모 단지로 기반시설을 갖춘 개발형 아파트단지가 크게 늘고 있다. 개발형 단지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기반시설이 잘갖춰진 도로변이나 인구밀집지역에 건립되는 것과는 달리 도시 외곽의 변두리 지역에 대규모로지어지는 것이 특징. 변두리 아파트라는 단점을 보완화기 위해 규모를 대형화, 각종 기반시설을 갖추는 한편 획일적인 단지설계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배치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아파트가 아파트 설계 때 내부평면에 치중하던 반면 개발형단지는 보행자 동선(動線)·조경·기반시설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과거 건축적 관점에서 이뤄졌던 아파트 설계가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도시계획적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 현재 개발형 단지로 건립되는 아파트는 LG건설의 수원 망포동 동수원LG빌리지, 현대건설의 김포 장기리, 고려산업개발의 경기도 화성군 신영통현대, 벽산건설의 파주 교하면 동패리 아파트 등. 이 아파트들은 모두 2,000가구가 넘는 메머드급으로 단지 자체에 웬만한 기반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단지설계 역시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스카이라인을 살리고 각종 테마공원을 갖추는 등 녹지율을 30~40%까지 끌어올렸다. 아파트 배치 역시 기존의 남향 중심의 배치에서 벗어나 남서향·남동향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동수원LG빌리지(2,677가구)의 경우 아파트 전체를 일(一)자형의 남향으로 배치해 최대한 개방감을 살리는 한편 보행자 도로를 차도와 완전히 분리했다. 또 각 동 사이에는 테마를 갖춘 공원이 곳곳에 들어서 아파트가 갖는 폐쇄감을 최대한 줄였다. 신영통현대 역시 주차공간을 가급적 지하화하는 대신 지상을 공원화하는 등 보행자 중심의 단지설계 개념을 도입했다. 현대건설의 김포 장기리 아파트는 획일적인 동배치를 자제하는 대신 곡선 모양의 파노라마형으로 설계했으며 10~20층의 다양한 층수의 아파트가 자연스럽게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도록 했다. 국내에 개발형 단지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것은 지난 96년 LG건설이 경기 수원시 금곡동에 건립한 「LG빌리지」. 당시 이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사실상 전무한 외진곳에 건립돼 분양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LG는 3,234가구라는 대규모 단지를 초기에 분양완료했다. 메머드급 단지라는 이점을 활용, 생활에 필요한 각종 기반시설을 갖추는 한편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동배치를 차별화하고 보행자 중심의 설계를 도입한 것이 분양성공의 원인이었다. LG의 분양 성공이후 주택건설업체들은 앞다퉈 이같은 개발형 단지개념을 도입해 왔다. 특히 최근 수도권 택지구득난으로 업체들이 수도권 외곽지역에 눈을 돌리면서 개발형단지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건축설계사무소인 그룹한의 박명권(朴明權) 소장은 『개발형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적 도시계획 개념에서 벗어나 환경적 측면의 도시계획 기법을 도입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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