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집단지도체제 도입"

총재경선도 불출마… 내분진정 귀추 주목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6일 비주류와 소장파 의원들이 요구해온 '12월 대통령선거전 집단지도체제 도입'안을 전격 수용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월 전대에서 총재제도를 폐지하고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겠다"밝혔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집단지도체제 전환시 최고위원 경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해 당권을 포기하고 대권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빠른 시일내 총재권한대행 체제를 갖춰 총재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당내분 사태는 일단 진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동안 물의를 일으켜온 '측근 3인방'의 최고위원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이 총재가 명확한 언급을 회피함으로써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셈이다. ◆ 추가 수습안 왜 나왔나 이 총재가 비주류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것은 내분이 계속될 경우 연쇄탈당 사태 등으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인사들은 이 총재의 여론수렴 과정에서 '특단의 조치 없이는 당을 추스를 수 없다'고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일부는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이 총재의 총재경선 불출마 중 하나를 택일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류측의 반발도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 측근은 "이 총재가 지난 주말부터 집단지도체제를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중진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발표시기를 조금 늦췄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 내분사태 봉합되나 이번 결정으로 당 내분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등 이 총재의 '승부수'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파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의 김영춘 의원은 "미래연대주장에 화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부영 의원은 "긍정적인 결단이나 만시지탄의 느낌"이라며 환영하는 눈치다. 탈당설이 나돌았던 김덕룡 홍사덕 의원도 당잔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측은 "이 총재가 새로운 안을 던진 만큼 일단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 당 지도체제 어떻게 변하나 5월 전당대회 때까지는 총재단 일괄 사퇴에 따른 당무 공백을 막기 위해 한시적인 '당운영특별기구'를 가동하되 전대 이후에는 최고위원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고 이 총재는 당무 2선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단은 당무에 대해 실질적인 의결권을 갖는 합의기구로 당을 관장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따라 최고위원을 겨냥한 당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발표까지 이 총재는 이날 오전까지 당내 각 채널을 통해 올라온 수습안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결단을 내린 뒤 이날 오전 늦게 당3역과 전직부총재단, 지도위원, 시도지부장 연석회의 소집령을 내렸다. 지도부는 오후 2시 회의를 시작, 1시간 10여분만에 이 총재의 수습안을 박수로 추인했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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