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때 백악관도 공격 계획했다"
(워싱턴=연합뉴스)김병수 특파원
9.11 사태 공범으로 미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소된 자카리아스 무사위는 27일 9.11 사태 당시 자신은 5번째 비행기를 납치해 백악관으로 돌진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 국적을 가진 무사위는 이날 자신에 대한 사형 판결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선고공판에서 지금까지의 진술을 뒤집고 이같이 주장했다.
무사위는 또 지난 2001년 12월22일 파리발 마이애미행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 기내에서 신발에 설치한 폭탄을 터뜨리려다가 체포된 이른바 '신발폭탄'의 주역리처드 리드도 자신의 비행기 납치 및 백악관 공격에 합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무사위는 앞서 기소돼 수감중인 과격 테러리스트인 이집트 쉐이크에대해 미국이 석방을 거부할 경우 백악관을 공격할 계획이었다며 자신의 백악관 공격계획이 `9.11'과는 무관함을 주장해왔다.
또 무사위는 이날 증언에서 지난 2001년 8월16일 체포됐을 당시 세계무역센터(WTC)가 공격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9.11 공격이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수사관들에게 허위 진술을 했다고 시인했다.
무사위는 수사관들에게 거짓말을 한 이유가 '작전이 진행되도록 허용하기 위한것이었느냐'는 검찰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또 무사위는 "작전의 성과를 고대했느냐"는 검찰측 질문에 대해 역시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무사위는 체포된 후 알-카에다의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공격 결과를 알기위해 교도소내에서 라디오를 구입했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무사위는 그러나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은 그 음모에 참여하지 않았고, 거사일 등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무사위는 처음엔 자신이 5번째 항공기 납치범이 되려고 했다는 것을 부인했으나 교차신문 과정에 백악관을 공격하려던 계획에 대해 털어놨다.
무사위를 기소한 미 검찰은 만약 무사위가 체포된 후 9.11 사태 준비상황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했었다면 3천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9.11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무사위에 대한 사형 선고를 주장하고 있다.
무사위는 지난해 4월 9.11 공격음모에 대한 자신의 연루를 인정했으며 이번 재판은 그에 대한 배심원단의 사형또는 종신형 선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미연방법은 사형 선고의 경우 판사가 아닌 배심원단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무사위 증언에 앞서 CIA(미 중앙정보국)의 오사마 빈 라덴 담당팀 관계자는 9.11 두 달 전에 CIA 부국장이 FBI(연방수사국)에 항공기 납치범 중 한 명인 알카에다 요원에 대해 얘기하려고 허가를 기다렸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입력시간 : 2006/03/28 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