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뛰어넘어 소리의 독창성 담고 싶었죠

뮤직 페스티벌 위해 첫 방한 아이허 ECM 대표


"슬로 뮤직, 소리의 독창성. 이것이 바로 ECM이 추구하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입니다."

ECM 뮤직 페스티벌을 위해 처음으로 방한한 ECM 설립자이자 프로듀서 만프레트 아이허(70·사진)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0여 년 동안 고집스레 지켜온 장인정신과 예술성에 대해 이같이 압축했다.

1969년 첫발을 내디딘 독일의 유명 재즈·클래식 음반사 ECM(Edition of Contemporary Music)은 레이블(음반사)의 이름처럼 클래식·민속음악·현대음악까지 장르와 영역을 뛰어넘어 '동시대 음악'을 폭넓고 독창적으로 담아왔다. ECM은 블루노트ㆍDG와 더불어 세계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 레이블이다. 무분별하게 소리(음악)가 소비되는 시대에 ECM은 음반 자체의 엄격한 품질뿐 아니라 마치 한 편의 미술작품처럼 독특한 앨범표지로 많은 'ECM 애호가'를 탄생시켰다.

아이허 대표는 "'ECM 사운드'라는 게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누군가를 모방하기보다 독창적이고 개인적인 색깔이 녹아 있어 탐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어느 장르건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ECM의 총체적 예술 세계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복합 페스티벌이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전시 'ECM: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11월3일까지 서울 아라아트센터)', ECM 뮤직 페스티벌(9월3∼7일 서울 예술의전당), ECM 영화제(9월8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등이 잇달아 열린다. 한 음반사를 조명하는 행사가 이처럼 동시에 다각도로 열리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특히 뮤직 페스티벌에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ECM 프로듀서인 그의 차남 정선, 재즈가수 신예원도 참여한다.

전세계적인 음반시장 불황에도 그만의 색깔을 지니며 꾸준히 걸음을 내딛고 있는 ECM의 저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음반)시장'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그저 음악 본연에 집중할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들었고 내가 들은 방식 그대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 그게 전부"라며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듣는 법을 일깨워주고 그들이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음악을 곱씹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프로듀서로서 내 소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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