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가 자신을 키워준 은혜를 저버리고 불효했다는 이유로 양아들에 대해 친생자 부존재 소송을 제기, 30여년의 모자 인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A(71)씨가 양아들 B(33)씨를 만난 것은 A씨가 40대 중년에 접어들었던 지난 71년 여름. A씨는 당시 집 앞에 버려져 있던 B씨의 딱한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남편과 상의한 끝에 B씨를 친자식처럼 키우기로 하고 B씨를 호적에 올렸다. 그러나 86년 양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 B씨는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는 등 학교 생활이 원만치 못했으며 결혼해서도 A씨에게 계속 용돈을 타 쓰면서 돈을 받지 못하면 집안 가구를 부수고 지갑을 훔쳐 달아나는 등 행패를 부렸다. 양아들의 행패를 견디다 못한 A씨는 자신의 형제들이 있는 캐나다로 이민도 가봤지만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귀국한 뒤 아들과 인연을 끝내기로 결심하고 서울 가정법원에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원ㆍ피고간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 명백하고 피고의 행위로 인해 모자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